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책과 세상] 어머니 못잖은 아버지의 고단한 삶

■아버지의 탄생(피터 그레이ㆍ커미트 앤더슨 지음, 초록물고기 펴냄)


"14살 때 아버지가 너무 무식하다고 여겨져서 내 옆에만 와도 견딜 수 없었다. 그러나 22살이 되었을 무렵 불과 7년 사이에 아버지가 엄청 유식해졌다는 것을 깨닫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마크 트웨인) 어머니의 삶만 고단한 것은 아니다. 자식의 또다른 연결고리에는 아버지가 자리하지만 어머니의 존재만큼 인정받지 못한다. 전세계에서 연간 1억3,000만 명의 신생아가 태어나고 결국 그만큼의 아버지가 탄생하는 셈인데도 그들은 자식을 제대로 돌보고 보살피지 않는다는 멍에를 써왔다. 마크 트웨인의 발언도 본인이 아버지가 될 나이가 돼서야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저자는 기존 비교문화나 역사기록에 담긴 다양한 데이터를 이용해 아버지의 행동과 아버지됨의 의미를 설명한다. 진화론과 비교생물학 등으로 살펴본 아버지의 본질에 관한 이야기다. 누구나 아버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누구나 그 의미를 아는 것은 아니다. 어떤 아버지가 훌륭한 아버지일까. 경제력이 뛰어난 아버지인지, 심리적으로 안정감과 행복감을 안겨주는 아버지인지 논쟁도 있다. 자식 키우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현대사회에서 부모가 자식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는 큰 관심사다. 저자는 산업사회와 전통사회의 비교 연구와 아버지의 보살핌에서 얻는 혜택이 문화마다 보이는 차이를 통해 아버지가 자식에게 끼치는 영향들도 분석한다. 현대 인류에게 아버지가 되기란 어떤 의미인지도 고찰한다. 저자는 아버지의 위상이 하락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산업 경제체제로 인해 아버지와 자식들간 소통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이 그 이전보다 더 부족하게 됐다는 점을 든다. 또 자식 양육에만 전념했던 어머니가 산업현장에 참여하면서 인류진화의 과정에서 아버지의 영역이었던 먹이를 구하는 일이 이제는 아버지의 전유물이 아니게 됐다는 사실도 거론한다. 인류의 진화과정에서 아버지의 유전자 속에는 양육의 기억이 없고 자식양육의 책임도 너무나 빠르게 아버지 쪽으로 옮겨오다 보니 아버지는 변화된 상황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양육의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에 자식들과 대화에도 서툴다고 말한다. 저자는 아버지가 변하는 모습을 세계적인 현상으로 규정하고 한 남성이 아버지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성욕, 심리, 생리, 건강 등에 미치는 영향과 의미를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고 밝히고 있다. 2만2,000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