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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 “시대와 작가 이해하면 고전문학 더 재밌어.”

3일 개포도서관서 강안 교수의 인문강좌

‘삶과 욕망에 대한 성찰’ 1강 주홍글씨

지난 3일 개포도서관에서 열린 ‘삶과 욕망에 대한 성찰-고전문학과 영화’에 참석한 수강생들이 강안(사진) 교수의 강의를 진지하고 듣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고전문학은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는 재미가 있지만,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작가의 사상과 철학을 두루 함께 이해하면 세월이 흘러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받는 이유를 알게 됩니다. 특히 영화 상업적인 측면을 부각하다보니 원작과는 다른 부분이 강조되기도 합니다. 텍스트를 읽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지난 3일 개포도서관 시청각실에는 50여명의 시민들이 강안 교수의 고인돌 강좌 ‘삶과 욕망에 대한 성찰-고전문학과 영화’에 참가했다.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과 본지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기획· 운영하고 KT가 후원하는 청소년과 시민들을 위한 고전인문 아카데미로 올해 3회째다.

이날 강좌는 나다니엘 호손의 원작 ‘주홍글씨’를 1995년에 제작된 롤랑 조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동명의 영화와 비교하면서 강의가 이어졌다.

강 교수는 마녀사냥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16세기. 작품의 시대적 배경 설명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종교적 자유와 신대륙에 대한 꿈을 품고 뉴잉글랜드, 지금의 메사추세츠주 보스톤으로 이주하며 완벽한 도덕주의를 추구했던 청교도들은 하느님을 경배하고 악마를 몰아낸다는 명분으로 무고한 사람들을 이단으로 몰아 박해했어요. 그러니까 유럽에서 횡행했던 마녀재판을 이곳에서도 공공연하게 벌어졌던 것이죠. 홀로 사는 여자, 민간 약제사 등은 마녀로 몰아가기가 쉬운 대상이었답니다. 주인공 헤스터 프린은 남편보다 먼저 건너와 혼자 살면서 약제사들과 친하게 지냈답니다. 거기에다 임신까지 했으니 마녀로 걸고 넘어가기 안성맞춤인 셈이었죠.”

그는 호손의 삶과 작품관을 설명하면서 주홍글씨가 탄생하게 된 배경으로 이어나갔다.



“호손의 할아버지가 마녀재판의 재판관으로 악명이 높았어요. 호손은 조상의 악행에 대한 죄의식을 떨쳐버리지 못했던거죠. 오죽하면 원래 성인 호손(Hothorne)에 w를 추가해서 Hawthorne으로 바꾸기까지 했겠어요.”

강 교수는 주인공 헤스터 프린과 불륜을 저지른 목사 뎀즈 데일, 남편 로저 칠링워드, 그리고 뎀즈데일 목사와의 사이에 태어난 딸 펄, 민간약제사, 원주민 인디언 등 작품 속 등장인물의 관계를 도표로 정리해 이해를 도왔다.

그는 “영화는 재미적인 요소를 강조하다보니 선정적인 대목이 부각되고,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지만, 원작에는 선정적인 대목이 한 군데도 나오지 않을 뿐 아니라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도 없다”면서 “영화는 감독에 의해 재탄생되는 과정에서 각색되기 마련이기 때문에 원작과 똑 같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작을 한번 읽어놓으면 새로운 버전의 영화가 나온다고 해도 어떤 대목이 부풀렸는지를 곧 바로 감지할 수 있게 된다”며 “고전 문학 작품을 읽고 작가에 대한 공부도 곁들이면 문학작품을 보다 풍성하게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강의 말미에 “고전문학은 인간의 원초적인 가치관을 관통해 세대를 초월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작품으로 나의 삶과 생각 그리고 미래를 고루 생각하게 만든다”면서 “보는 사람에 따라 이해하는 눈이 다르지만 서사구조를 따라가는 재미 이외에 시대를 이해하고 당시 사람들의 사회적 가치관이 우리가 사는 오늘날과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할 수 있는 안목도 생기게 된다”면서 마무리지었다.

총 5회로 구성된 이번 강좌는 1강. 마녀사냥, 아직 끝나지 않았다, 2강.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원작, 인생-위화, 감독 장예모. 1994), 3강. 사랑은 움직이는 것?(원작 제인에어-샬럿 브론테, 감독 프랑코 제피렐리. 1996), 4강. 속죄, 가능한가요?(원작 어톤먼트-이언 맥큐인, 감독 조 라이트. 2007), 5강. 성 정체성 타고날까 길러질까(앨버트 놉스-감독 로드리고 가르시아. 2011) 등으로 구성됐다.

윤영희 개포도서관 정보자료과장은 “도서관 강좌로는 드물게 낮 1시30분에 강좌가 열려 신청자가 적지않을까 걱정했는데 70명이 넘게 신청을 해서 인문학 강좌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뜨겁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고인돌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도서관 강좌의 품격이 높아지고 도서관에 대한 시민들의 만족도 역시 커지고 있다”설명했다.

한편, 올해 3회째인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21곳과 서울시 중고등학교 30여 곳에서 12월까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세부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강좌는 무료이며 신청은 해당 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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