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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중간선거 후 외교안보팀 물갈이 ?

에볼라·IS격퇴 등 주요현안

미숙한 대응에 질타 큰데 내부 불협화음 마저 노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11월4일) 이후 집권 2기 외교·안보팀을 대폭 물갈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에볼라, 이슬람국가(IS) 격퇴 등 주요 현안을 놓고 미숙한 대응으로 여론의 질타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내부 다툼에 따른 불협화음마저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31일 "에볼라 위기와 관련한 초기 대응 실패와 (중동 사태에서의) IS 늑장 대응 논란 등으로 외교·안보 라인 교체설이 확산되고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중간선거 이후) 새 피 수혈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교체 1순위로 거론되는 인물은 존 케리 국무장관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다. 외교 수장인 케리 장관의 경우 백악관의 뜻과 궤를 달리하는 입장 및 발언을 최근 잇따라 내놓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백악관의 의사와 상관없이 잦은 돌출행동을 하는 케리에 대해 백악관 관리들은 "영화 그래비티에서 우주를 마음껏 유영하던 샌드라 불럭에 비유할 정도"라고 NYT는 전했다.

헤이글 장관은 IS 격퇴 전략 등 주요 국방정책 결정 과정에서 애매모호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 논란거리다. 헤이글의 지지자들은 그의 그런 태도가 세부적 전략정보를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변호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로의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공개 거론할 정도의 적극성을 보인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을 더욱 신임한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오바마 2기 외교·안보팀의 난맥상 이면에는 내부 권력다툼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큰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 백악관 내 측근 보좌진에게 의사결정을 의존하는 경향이 심화하면서 정책을 실제 집행하는 행정부의 소외 현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및 IS 대응 과정에서 늑장 대처가 논란이 된 것은 오바마 대통령이 데니스 맥도너 백악관 안보실장과 수전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의 의견에 지나치게 집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데니스 블레어 전 국가정보국장은 "NSC가 행정부의 정책결정에 일일이 관여하면서 관료들의 역량이 약화되고 반면 백악관은 더 크고 전략적인 그림에 초점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비판했다.



심지어 백악관 내부적으로도 맥도너 실장과 라이스 보좌관 사이에 보이지 않는 알력 다툼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NYT의 설명이다. 공식적으로는 라이스 보좌관이 외교·안보 업무를 총괄하고 있지만 백악관 내에서 '차르(제정 러시아 시절 황제)'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입김이 강한 맥도너 실장이 주요 의사결정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간선거 이후 오바마의 핵심 참모들이 줄줄이 백악관을 떠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은 외교·안보팀 교체설의 또 다른 배경이 되고 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맥도너 실장과 댄 파이퍼, 존 포데스타 선임고문, 벤 로즈 국가안보 부보좌관이 거취를 고심하고 있다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다. 윌리엄 번즈 국무부 부장관은 이미 지난주 퇴임 의사를 밝힌 상태다.

다만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오바마 대통령이 개각을 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케리·헤이글 등과 같은 거물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물갈이가 있어도 소폭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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