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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원화의 국제화' 나아갈 때다

우리 경제의 글로벌화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원화의 국제화가 묵직한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 무역을 비롯한 각 분야에서 대외거래가 급팽창하고 기업들이 세계로 뻗어가는 힘이 날로 커지면서 현실적인 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원화의 국제화는 외국과의 교역 등 각종 거래를 우리 통화로 결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국제자본시장에서 자금차입이 필요한 경우 달러표시가 아니라 원화표시 채권을 발행해 돈을 빌린다. 원화가 말 그대로 국제통화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원화의 국제화 논의는 꾸준히 이어져왔다. 특히 지난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됐다. 우리 경제가 대외 쇼크에 극히 취약함이 거듭 드러났기 때문이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개방경제 체제여서 달러의 역할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는 원초적인 한계다. 이런 구조에서 원화가 국제화돼 원화표시 채권발행까지 원활해지면 얘기는 달라진다.

국내 금융회사들을 골드만삭스 같은 글로벌 금융회사로 키우기 위해서도 원화의 국제화는 필수적이다.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기준금리(리보)로 싸게 돈을 빌리는 데 비해 우리는 가산금리를 얹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원화의 국제화가 진전되면 우리 금융회사들도 원화로 기채하며 낮은 금리의 자금조달이 가능해진다.



물론 리스크가 따른다. 투기적 공격 가능성이다. 원화의 국제화로 외국인들이 원화를 많이 보유하게 되면 이것이 돌변해 투기적 공격수단이 될 수 있다. 외환감독과 모니터링 기능이 더욱 강화돼야만 하는 이유다.

선진경제로 가는 길에 원화의 국제화는 필수조건이다. 조건들은 점차 무르익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연간 교역액이 1조달러를 넘어설 정도로 대외거래 규모가 커졌다. 유럽 재정ㆍ금융위기 이후 우리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급상승하면서 한국 채권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한중일 3국 간 통화협력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

원화 국제화는 단기간에 이뤄질 일이 아니다. 20~30년 지속적으로 밀고 나가야 하는 장기과제다. 큰 그림부터 그리면서 차근차근 실행할 때가 됐다. 최근 급진전되고 있는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 작업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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