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 참여는 거부
중국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2일 베이징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가진 공동기자 회견에서 "유럽의 재정 위기를 해결하는 것은 매우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앞으로 출범 예정인 유로안정화기구(ESM), 그리고 또 다른 채널을 통해 유로존 재정 위기를 해결하는데 개입을 확대하는 방안을 연구ㆍ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 총리는 또 "유럽이 금융체제의 안정과 경제성장을 유지하고 통합을 촉진할 수 있을지는 유럽의 미래는 물론이고 중국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며 "중국은 유럽을 도와 유로존의 안정을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유로존 구제기금의 가용 규모는 EFSF와 ESM, 국제통화기금(IMF)이 지원할 수 있는 금액을 모두 합쳐도 1조 유로가 채 안 되는 반면, 시장에서는 유럽 재정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최소 2조유로 정도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은 전 세계에서 외환 보유고가 가장 많은 중국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도 "이번 회담에서 중국이 세계 경제의 안정화를 위한 책임을 함께 하는 차원에서 유로 안정화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며 중국의 지원 의사를 환영했다.
하지만 원 총리는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중국의 참여 규모와 방법 및 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원 총리는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에 동참해달라는 국제 사회의 요구에 대해서는 "이란과의 일반적인 상업 관계를 정치화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원 총리는 "중국은 국제법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정을 위반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무역에 관한 기준에 대해서는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외교와 무역을 분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