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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국부펀드의 暗

파이낸셜타임스 7월 23일자

얼마 전 중동 카타르의 델타 투 펀드가 영국의 세인스버리 유통체인을 인수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는 최근 세계 금융시장에서 국부펀드의 빠른 성장세를 방증한다. 중국과 중동 걸프지역 국가들은 무역흑자와 저통화정책, 막대한 오일머니 수입으로 자국의 외환 보유고를 불렸다. 이들은 그 자금을 이용해 고위험ㆍ고수익의 투자를 늘리고 있다. 외환보유고로 조성된 국부펀드는 국가 간의 민감한 인수전에 또 하나의 새로운 국면을 마련했다. ING 사의 추정치에 따르면 전 세계 국부펀드가 굴리는 자금 규모는 2조2,000억달러다. 오는 2015년에는 7조~9조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부펀드의 불분명한 특성과 투자국가의 정치적 모티브가 얽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부펀드의 문제는 전략으로 수익을 노리는 펀드의 기본 매커니즘이 국가의 보호주의적 수단으로 왜곡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국부펀드의 인수를 면밀히 조사하는 유럽연합(EU)차원의 감독기구를 구상 중이지만 이조차 독일 의회의 압력을 받고 있다. 그가 제시한 미국의 감독방식은 검토자체가 무의미해졌다. 지난해 미국이 두바이 포츠 월드가 미국 항만 운영사를 인수하려는 것을 원천 봉쇄했기 때문이다. 물론 대체로 국부펀드들은 국가와 관련된 마찰을 피하려 한다. 따라서 조그만 민감한 부분도 피해가고 만다. 중국이 블랙스톤 기업공개에 맞춰 30억달러를 투자했을 때도 의결권을 구하진 않았다. 다만 국부펀드의 이 같은 급성장은 국가의 안보 문제를 넘어 큰 위협이 된다. 우선 펀드로서의 운용능력, 자산 가격이나 규모가 시장 변동성을 초래할 가능성, 국부펀드를 통해 국가가 원하는 통화제도를 고집할 가능성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 정치적 동기가 작용한다면 이는 올바른 기업경영을 기반으로 하는 시장경제에 위험요소가 될 것이다. 이는 국부펀드들의 보다 확실한 투명성 재고를 통해 완화될 수 있다. 지금 이들 중 투자전략이나 포트폴리오를 공개하는 펀드는 거의 없다. 헤지펀드나 사모펀드와 공조해 투명성을 강화하는 것도 방법이다. EU는 국부펀드에 대한 검증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거라면 펀드들의 국적과 상관없이 신중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단 이들 국부펀드가 ‘공개’를 약속했다면 그땐 아낌없는 혜택을 주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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