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는 이날 오전9시께 아프간 북부 파리아브 주도 마이마나 소재 사원에서 이슬람 최대 명절인 아이드 알-아드하(희생제) 첫날을 맞아 무슬림들이 기도를 마치고 사원 건물을 빠져 나와 서로 축하하던 도중 일어났다고 AFP 등 외신이 보도했다.
14~15세로 추정되는 테러범은 경찰복을 입은 채 사원 건물 입구에서 자폭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번 테러로 정부군 20여명과 민간인 등 42명이 목숨을 잃었고 51명이 부상했다. 민간인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 5~6명도 포함됐다. 부상자 가운데 15명은 생명이 위독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부상자 중에는 파리아브 경찰청장인 압둘 칼리크 아크사이도 포함됐다.
기도 모임에는 이날부터 나흘 동안 진행되는 아이드 알-아드하를 맞아 주정부 관리와 군인이 많이 참석했다. 단일 자폭테러로 이처럼 많은 사망자가 나오기는 지난해 12월6일 이래 처음이다. 당시에는 수도 카불의 시아파 성지에서 자폭테러가 발생, 80명이 숨졌다.
아직까지 이번 테러를 저질렀다고 자처하는 단체는 없으나 수법으로 미뤄 탈레반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현지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명절날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자들은 인간이나 무슬림이라고 부를 수 없다"고 강력 비난했다.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관은 "무고한 이들을 상대로 한 이번 공격은 범죄 세력이 종교나 신앙에 대한 존경심이 전혀 없음을 방증한다"고 비판했다. 아프간 북부지역에선 2001년 말 미군 침공으로 탈레반이 권좌에서 축출된 후 상대적으로 테러가 덜 발생했다. 탈레반이 주로 남부와 동부에서 활동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북부지역에서도 테러가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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