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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화가 상품판도 바꾼다

"유아·젊은층서 실버층으로 타깃고객 중심이동"<br>기저귀·염색약 업계 노인·장년층시장 본격 공략<br>뷰티업계서도 40~50대 이상 겨냥 제품 출시


저출산ㆍ고령화가 상품구조를 180도로 바꾸고 있다. 지난해 가임여성 1명이 낳은 출생아 수는 1.08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65세 이상 실버인구는 전체의 9.2%를 차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기업의 타깃 고객이 유아 및 젊은층에서 실버층으로 옮겨가고 젊은 이미지를 목숨처럼 생각하는 뷰티업계까지 실버마케팅에 눈을 돌리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유아용품업계의 대표주자인 기저귀업계에서 이 같은 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하기스’ 브랜드로 유아용기저귀 시장의 60%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유한킴벌리는 ‘디펜드’ 브랜드로 최근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성인용 기저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04년 2,720억원 규모이던 유아용 기저귀 시장이 2006년 2,640억원 규모로 감소한 사이 성인용기저귀 시장은 같은 기간 247억원에서 338억원으로 무려 37%나 급증했기 때문이다. 디펜드는 요실금 등을 겪고 있는 60대 이상 노인층을 겨냥한 언더웨어 형태의 상품으로, 현재 430억원(2007년 추정) 수준인 우리나라에 비해 일본은 7,850억원, 미국은 1조6,524억원에 이를 정도로 큰 시장을 형성, 우리나라 시장의 성장가능성도 그만큼 높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최근 65세 이상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배변장애나 요실금을 호소하는 노인층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며 “특히 내년부터 장기노인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되면 일반 가정 뿐만 아니라 노인요양시설의 단체구매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염색약 시장 역시 실버위주 상품으로 속속 재편되는 모습이다. 멋내기용 염색약 시장규모는 2004년 289억원에서 지난해 115억원으로 2년 새 60%나 급감한 반면, 새치용 염색약 시장은 618억원(2004년)에서 667억원(2006년)으로 늘어났다. ‘더블리치 염색약’을 생산하는 LG생활건강은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인 새치커버 시장 고객으로 등장하면서 적어도 앞으로 10년 이상은 젊은층을 겨냥한 멋내기용 염색약과 새치용 염색약 시장이 20:80으로 나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LG생건은 특히 머리 길이가 짧아 염색 주기가 여성보다 2배 이상 빠른 남성 실버 고객에 주목해 이들을 겨냥한 ‘더블리치 샴푸하듯 쉽게 혼자 하는 염색’을 새로 내놓았다. 젊은 이미지를 목숨처럼 여기는 뷰티업계에도 이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LG생건의 궁중 한방화장품 브랜드 ‘후’에서는 안면홍조 등 갱년기 증상을 호소하는 40대 이상 여성을 위한 ‘후 진율’을 내놓아 뷰티업계에 실버바람을 일으켰다. 실제 타깃층이 40~50대 이상이라도 화장품업계의 특성상 마케팅에서까지 실버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들다. 금강제화 역시 컴포트슈즈 브랜드 ‘바이오소프’의 실버상품 비중이 2005년 25%에서 올해 35%로 확대됐다. 또 노년층이 편안하게 신을 수 있도록 구두 밑창에 통풍이 잘 되는 코르크 소재를 사용하거나 무게를 120~150g으로 줄인 초경량화를 제작하는 등 실버상품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노인인구 증가 속도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인 만큼 기존에 유아동이나 젊은 층을 겨냥했던 업계들도 상품전략을 정해 초고령사회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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