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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 끝 고정 롱 퍼터 금지 파장 현실로

월드챌린지서 벨리 퍼터 사용 브래들리 갤러리로부터 "사기꾼" 야유 받아<br>길지만 규칙에 저촉안되는 제품도 등장<br>맥도웰 17언더로 우승…우즈 4위

월드챌린지 대회서 롱 퍼터를 사용해 한 갤러리로부터 "사기꾼"이라는 조롱을 받아 곤욕을 치른 키건 브래들리.

그립 끝을 몸에 고정시키는 퍼터 사용을 금지하기로 한 방침의 파장이 예상보다 일찍 나타나고 있다. 롱 퍼터 사용 선수가 경기 중 관중으로부터 야유를 받는가 하면 길이가 길지만 규칙에 저촉되지 않는 제품이 등장하기도 했다.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우전드오크스의 셔우드CC(파72ㆍ7,052야드)에서 끝난 타이거 우즈 재단 주최 월드챌린지 골프대회(총상금 400만달러).

우승을 차지한 그레임 맥도웰(북아일랜드)만큼이나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은 선수는 3타 차로 준우승한 키건 브래들리(미국)였다. 그는 전날 열린 대회 3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한 갤러리로부터 "사기꾼(cheater)"이라는 야유의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복부에 손잡이 끝을 대고 퍼트를 하는 브래들리는 지난해 PGA 챔피언십에서 롱 퍼터를 사용해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최초의 선수가 됐던 주인공이다. 이번 일은 지난달 29일 영국(R&A)과 미국골프협회(USGA)가 "'골프클럽을 몸 일부에 고정시키고 스트로크 할 수 없다'는 규정을 2016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뒤 처음으로 발생한 것이라 화제가 됐다.

브래들리는 "무례한 행동이었지만 아무 대응도 하지 않았다"면서 "최종 라운드에서 더 열심히 할 동기로 삼자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USGA는 이날 성명을 통해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이번 골프규칙 변경으로 인해 롱 퍼터를 사용하는 선수나 그들이 이뤄놓은 성과에 대해 어떤 비판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번 해프닝을 계기로 롱 퍼터 사용 선수들이 좀더 빨리 퍼터를 바꾸게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프로골프에서 언제부터 앵커링(anchoringㆍ고정시키기)을 금지해야 할까'라는 인터넷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오후 현재 응답자의 42%가 2013년 1월부터, 33%가 2014년 1월부터 적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골프기구는 2016년 시행할 계획이지만 각 프로골프 투어는 별도 규정을 통해 실시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용품업체 캘러웨이는 발 빠르게 신제품을 내놓았다. 전통 퍼터보다 약간 길게 만들어 손잡이 부분을 왼쪽 팔뚝 안쪽에 대 퍼터가 흔들리지 않게 했다. 배나 가슴에 고정한 채 시계추 원리로 치는 것을 막는 규정을 피하면서도 롱 퍼터의 장점을 살린 것이다.

한편 맥도웰은 이날 4타를 줄여 4라운드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우승했다. 2010년 이 대회에서 타이거 우즈(37ㆍ미국)와 연장전 끝에 승리했던 맥도웰은 이후 미국과 유럽의 정규투어 대회에서 우승 가뭄에 시달리다 2년 만에 트로피와 함께 120만달러의 상금을 거머쥐었다. 이 대회에서 지난해를 포함해 5승을 거둔 주최자 우즈는 짐 퓨릭, 리키 파울러(이상 미국)와 함께 공동 4위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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