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건설사 외면에… 공공공사 줄줄이 유찰

"예정가 너무낮아 적자" 입찰 꺼려… 올들어 6건 시공업체 못찾아

통합전산센터는 4차례 유찰… 4대강 담합제재도 기피 원인



충남 공주에 900억원을 들여 정부통합전산센터를 짓는 사업은 지난해 3월 사업공고가 났지만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다. 올 2월까지 4차례나 입찰을 진행했지만 네 번 모두 1개 컨소시엄만 참여해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유찰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월 마지막 입찰에서는 정부가 사업비를 기존 900억원에서 1,105억원으로 올렸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최근 정부 및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공공공사가 유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공사 예정가격이 턱없이 낮아 손해가 불가피하다며 건설사들이 입찰을 꺼리기 때문이다.

◇늘어나는 공공공사 유찰…지난해 21건 유찰=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및 기술제안 등 기술형 입찰방식으로 진행됐다가 유찰된 공공공사는 총 6건, 금액으로는 5,144억원에 이른다.

세부적으로 보면 1,703억원 규모의 청주시 국도대체우회도로(북일~남일1) 건설공사의 경우 이달까지 진행된 세 번의 입찰 모두 단독입찰로 유찰됐다. 또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3공구(732억원), 강원도 레고랜드 진입교량 건설공사(770억원), 부산 에코델타 1단계 1공구 조성사업(666억원) 등도 유찰돼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공공공사 유찰은 지난해 이후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건설경영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철도시설공단 등 주요 발주처가 발주한 턴키 및 기술제안 입찰 공사 31건 가운데 65%에 달하는 21건이 유찰됐다.

건설 업계는 유찰 이유로 공사 예정가격이 너무 낮게 책정돼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일부 공사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다른 공사를 통해 만회할 수 있었고 인력 유지나 기술력 확보를 위해 적자를 감수하고 공공공사에 참여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지금처럼 공사물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적자가 예상되는 공사를 수주하면 바로 회사 실적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형 입찰 역시 가격평가 주안…덤핑입찰 유도=건설사들이 공공공사 입찰 담합을 이유로 막대한 과징금과 제재 처분을 받은 점도 공공공사를 꺼리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과거 4대강 공사 등 정부가 주도한 공사에 어쩔 수 없이 참여했다가 막대한 담합 제재를 받은 상황에서 괜히 담합 의심을 받을 수 있고 이익도 내기 어려운 공공공사는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가 기술경쟁을 촉진한다는 이유로 턴키 등 기술형 입찰을 진행하고 있지만 실제 입찰 과정에서 설계평가 점수에서는 거의 차이가 발생하지 않고 가격평가에서 성과가 갈려 업계의 덤핑입찰을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따라서 공공공사의 잇단 유찰에 따른 국책사업 차질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발주자가 적정 가격을 지불하려는 인식이 우선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정책연구실장은 "발주기관이 건설사의 귀책사유가 없는 공기 연장에 따른 추가비용이나 간접비 등 정당한 비용을 인정하지 않고 건설사에 떠넘기니 건설 업계가 공공공사를 꺼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