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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20~30대 채식주의자 급격히 증가

건강에 좋은지는 전문가도 이견<br>20년간 한국인 육류 소비량 연평균 7%씩 늘어났지만<br>최근 광우병·AI 파동으로 육식기피 풍조 확산<br>"당뇨·고혈압 30년 앓은 환자 채식으로 완치" 주장에<br>"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없다" 비판적 시각도 만만찮아

최근의 웰빙열풍으로 채식주의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리빙 앤 조이] 20~30대 채식주의자 급격히 증가 건강에 좋은지는 전문가도 이견20년간 한국인 육류 소비량 연평균 7%씩 늘어났지만최근 광우병·AI 파동으로 육식기피 풍조 확산"당뇨·고혈압 30년 앓은 환자 채식으로 완치" 주장에"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없다" 비판적 시각도 만만찮아 서은영 기자 supia927@sed.co.kr 최근의 웰빙열풍으로 채식주의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슈퍼마켓 냉장고에 진열돼 있는 붉은 고기를 보고 ‘무참히 도살된 동물’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식탁 위 노릇하게 구워진 생선 머리에 젓가락을 찔러 넣으며 생선 역시 인간처럼 아픔을 느낄 줄 아는 동물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어느날 문득 자신이 먹고 있는 죽은 생명에 대해, 혹은 죽은 생명이 살아왔던 열악한 환경에 거부감을 갖고 채식을 선택한 사람들이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자신이 무엇을 먹고 있는지, 그것들을 인간이라고 해서 함부로 먹어도 되는지 의문을 갖기 마련이지만 대부분은 생각에 그치고 만다. 반면 채식주의자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친환경적이고 동물친화적인 생활을 지향하며 고기뿐만 아니라 동물로부터 착취한 모든 것을 피한다. 채식을 선택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인들과 같이 종교적으로 육식을 금하기 때문에 채식을 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동물보호를 비롯한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으로 채식을 시작하는 사람들도 많다. 또 최근의 웰빙 열풍으로 밥상혁명, 녹색식단에 관한 책이 잇달아 발간되고 텔레비전 건강정보 프로그램에서도 ‘채식’이 단골소재가 되면서 채식주의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붉은 밥상의 위기 직장인 김선아(28) 씨는 지난 2월부터 육류는 물론 생선, 계란, 유제품을 피하는 순수 채식을 하고 있다. 김 씨는 “최근 만연한 아토피나 각종 생활습관병이 먹거리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깨닫고 채식을 시작했다”며 “음식을 잘 가려 먹어야 나 자신도 건강하고 나중에 결혼해서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 씨는 먹거리와 건강에 관한 책을 꾸준히 읽고 자신에게 맞는 식단을 만들어 영양 불균형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다. 또 매주 일요일 채식 모임에 나가 다른 채식인들과 교류도 하고 채식 관련 정보도 얻는다. 그는 결혼 후 임신 중에도 그리고 출산 후 모유 수유 중에도 채식을 하는 ‘모태채식’을 할 계획이다. 한국채식협회에 따르면 김 씨와 같은 20~30대 젊은이들 사이에서 채식이 대안적 식생활로 떠오르고 있다. 신념에 의해 채식을 택하는 채식주의자들 외에도 건강을 지키는 먹거리에 대한 관심으로 채식을 택하는 젊은 채식인들이 부쩍 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원복 한국채식협회 대표는 “최근 조류 인플루엔자와 같이 전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는 전염병이 고기를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대량 사육 방식으로 생산하기 때문이라는 게 알려지면서 육식에 회의를 느끼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진단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육류의 비위생적인 생산 환경은 육류 소비량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즉 고기 소비량이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한정된 공간에서 더 많은 양의 가축을 키울 수밖에 없다 보니 인력 부족으로 기계식 생산에 의존하게 되고 가축 사육환경은 더욱 열악해졌다. 전염병이 쉽게 도는 대량생산 시스템에선 항생제 투여가 빈번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조상우 환경연합 채식 소모임 ‘베지투스’ 시숍은 “국내 소 사육량이 2006년에만 200여만 마리라고 하는데 닭과 돼지를 제외하고도 소 한 마리를 방목하는 데 2만㎡가 필요하니 200만 마리의 소를 방목하는 데 최소 4만㎢의 방목장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 땅이 약 10만㎢이니 이 땅의 절반을 소 방목장으로 만들어야만 정상적인 환경에서 국내 소 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조 씨는 “비정상적인 환경에서 사육된 소의 고기를 먹는 것이나 국토의 절반을 소에게 내주는 것보다는 채식을 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 아니냐”고 반문했다. ■먹거리가 삶을 결정한다 지금까지의 식생활을 포기하고 채식을 시작하기까진 꽤 굳은 결심이 필요하다. 갑작스러운 식습관 변화에 몸을 적응시키는 데 어려움이 따를 뿐더러 아직까지 채식주의자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단 채식을 결심하고 나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해진다고 채식주의자들은 말한다. 채식주의를 일컫는 말인 ‘베지태리언(vegetarian)’은 라틴어 ‘베게투스(vegetus)’를 어원으로 한다. 베게투스란 ‘완전한, 생기있는, 활달한’ 등을 뜻하는 말로 채식인들은 이를 두고 고대부터 채식이 정신과 육체를 위한 올바른 식생활로 인정 받아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채식을 통해 일부 암과 고혈압, 당뇨 등을 치유한 사례도 있다. 대구의료원 신경외과 황성수 박사는 “고혈압이나 당뇨는 한번 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면 평생 약을 끊을 수 없다고 알려져 있지만 30여년간 당뇨ㆍ고혈압 등을 앓던 사람 중 동물성 식품을 완전히 끊고 채식을 하면서 약에 의존하지 않게 된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임열리 건국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를 두고 “싱싱한 과일과 채소로 암을 치료한다는 ‘맥거슨 요법’이 전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바 있으나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는 없다. 다만 야채류에 들어있는 성분들이 항산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증명이 됐다”며 “이 효과가 사람에 따라서 염증을 억제하고 DNA 손상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채식을 통한 암 치료 사례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식주의자들에 따르면 먹거리는 인성도 좌우한다. 우울증, 조울증 등을 채식으로 치료할 수 있으며 채식을 시작한 후 집중력, 기억력 등이 향상돼 학습 능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 사실은 대다수의 채식인들이 경험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22년째 순수채식을 하고 있는 이원복 대표는 “채식을 시작하기 전까지 호러ㆍ액션 영화를 무척 좋아했지만 채식을 시작한 후 폭력적이거나 혐오스러운 장면을 보면 견디기가 어렵다”며 “채식을 시작한 후 로맨틱코미디나 잔잔한 휴먼 드라마를 즐겨 볼 정도로 정서적으로 부드러워졌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의 차이를 보면 먹거리가 인성을 좌우한다는 말에 쉽게 수긍이 갈 것”이라면서 “인간의 심성으로는 피를 흘리고 쓰러진 동물을 보고 ‘먹음직스럽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걸 보면 인간은 초식동물에 가까운데도 육식을 즐기는 것은 후천적으로 생긴 습관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갈수록 늘어나는 육류 소비 그럼에도 한국인의 육류 소비량은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육가공협회가 발표한 축산물 소비량 통계에 따르면 87~2006년 20년 동안 한국인의 육류 소비량은 98년과 2004년 단 두 차례를 제외하고 꾸준히 증가했으며 매년 4~5만톤씩 평균 7%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육류 섭취 비중이 높은 대표적인 나라인 미국의 경우 2001~2006년 육류소비량이 평균 3,530만톤선에서 ±2~3%대의 변동률을 보이며 등하락을 반복한 것과 달리 한국의 경우 같은 기간 5.2%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2006년 현재 1인당 33㎏이상의 육류를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황성수 박사는 “정부 차원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할 방도만 찾을 것이 아니라 한국인의 육식 과잉 현상을 문제 삼고 밥상을 건강 유지에 필수적인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바꾸는 데 힘을 써야 할 것”이라며 “병이 발생한 후 사후 관리를 하는 복지혜택보다 병이 발생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예방중심의 보건복지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말 많은 고기 대신 나도 채식 해볼까? • 20~30대 채식주의자 급격히 증가 • 채식주의자의 종류 • 채식을 시작하려면 • 채식에 관한 논점 • 이유식 서두르면 아이 입맛 잃을수도 • 인슐린 주사의 오해, 당뇨 치료 놓친다 • 대나무 절개와 돌고래 생명력이 숨쉬는 곳 • 고래고기, 처음엔 육회 익숙해지면 수육 • '종합격투기 4연승' 윤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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