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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위기 극복 해법 제시 못한 IMF 총회

지난주 말 미국 워싱턴DC에서 폐막한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는 위기에 처한 세계경제의 회복을 위해 국제공조를 다짐했지만 구체적인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했다. 이번 총회는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그 충격으로 실물경제마저 위축되는 가운데 열렸던 터여서 위기극복의 해법이 제시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IMF는 공동성명에서 "세계경제가 위험한 국면에 진입했으며 이는 특별한 주의와 조율, 대담한 행동을 위한 준비를 요구한다"는 원칙적인 언급만 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시장을 '패닉' 상태로 몰아넣고 있는 남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침체 등을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총회에 앞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20개국(G20) 회원국들은 글로벌 위기극복을 위해 협력하기로 다짐하고 브릭스 국가들도 유럽 지원방안을 논의하기로 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IMF가 공동성명에서 밝힌 대로 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들이 처한 환경이 각기 다르고 서로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 해결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그리스를 비롯한 남유럽 국가들이 겪고 있는 재정적자의 경우만 하더라도 유로존 회원국들 간에 서로 입장이 달라 해법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지난 2008년의 위기와는 달리 이번의 위기는 선진국과 신흥국이 처한 경제상황이 매우 달라 단일한 목표를 정하기도 어렵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총회 직후 "IMF의 대출능력은 4,000억달러로 현재로서는 안정적이지만 취약한 국가 등의 수요를 감안하면 부족한 상태"라며 유럽 재정위기가 더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음을 내비쳤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유럽의 위기가 심화되면 신흥국 시장의 성장률이 떨어지고 자산가치도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이미 그 충격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원ㆍ달러 환율은 급등하고 주가는 급락하며 투자심리공포지수ㆍ외평채가산금리ㆍ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등 각종 금융지표가 3년 전 '리먼' 사태 때보다 더 나빠졌다. 당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환보유액 확충, 단기외채 축소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아직 염려할 단계는 아니라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이번 위기가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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