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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한·중 FTA 중기엔 위기이자 기회


우리에게 중국이라는 최대 시장이 옆에 있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기회요인이다. 그러나 중국은 시장규모의 성장만큼이나 경제환경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변화의 가장 큰 흐름은 양적성장에서 질적성장으로 바뀌는 것이다. 중국은 외국인투자를 유치하고 가공무역을 통해 양적 팽창을 빠르게 달성했다. 이후 질적성장을 위해 노동력을 활용한 단순 임가공에서 자본집약 산업과 첨단 산업으로 산업구조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에서 중국을 수출시장의 기회로 활용하던 중소기업 입장에서 치밀한 준비가 없다면 이러한 변화는 더는 기회요인이 아닌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중소기업은 중국투자 대기업의 완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소재의 수출을 통해 중국을 기회로 활용했다. 그러나 중국기업의 부품소재 경쟁력은 세계 유수의 외국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이다. 이 때문에 중국투자 한국 대기업도 부품소재의 현지조달 비중을 점차 높이고 있다. 자동차ㆍ모바일ㆍLCD 등 대기업이 중국에 진출하면서 증가했던 중소기업의 대중국 부품수출도 난관에 부딪혔다. 지난해 중소기업의 대중국 수출이 전년보다 10억달러 감소한 것도 이러한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중국 부품수출 감소는 위협요인

앞으로 중소기업은 수출에 의존하는 중국의 활용방식을 고수하기 어렵게 됐다. 대기업은 동반 진출한 중소기업과 중국기업을 통해 부품소재의 현지조달 비중을 점차 높여나갈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이후에 기회로 생각되는 자동차ㆍ전자 등의 부품소재들이 역으로 한국에 수입되는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중소기업은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고 기회요인을 활용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이 대기업과의 공급사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핵심 부품소재와 관련 연구개발(R&D) 기능만은 국내에서 전략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이는 중국을 활용하는 한국의 산업고도화 전략이기도 하다.

한편 중소기업에 중국의 소비재 시장은 또 다른 기회다. 중국은 소득수준 향상으로 소비자의 기호가 다양해지고 전자상거래ㆍ홈쇼핑 등을 통한 소비재 구매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소량ㆍ다품종으로 틈새시장 공략에 이점이 있는 중소기업의 기회요인으로 식품ㆍ분유ㆍ화장품ㆍ헬스케어ㆍ의료기기ㆍ의약품 등이 새로운 유망 분야로 등장하고 있다. 이제 소비재 생산 중소기업도 중국을 활용해 글로벌화의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비관세 장벽넘어 소비재 진출 늘려야

한중 FTA는 이러한 기회를 현실화시키는 계기로 잘만 활용한다면, 위협요인이 기회요인으로 바뀌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중 FTA는 농업ㆍ수산업ㆍ축산업 등 1차 산업에 위협요인이다. 이미 1차 생산품의 대중국 수출은 고품질 품목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정보통신기술(ICT)와 융합을 통해 제품의 고도화를 추진한다면 소비재 시장 진출도 충분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소비재는 까다로운 기술인증, 환경 및 위생, 안전 등을 이유로 높은 비관세 장벽이 문제가 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FTA는 무역 및 투자 장벽을 낮추기 때문에 소비재 시장에 진출하는 중소기업에 많은 도움이 된다. 그러나 비관세 장벽은 협상에서 제거하지 못하면, 현장에서 중소기업 스스로 제거하기 어려운 문제다. 중소기업이 한중 FTA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협상 단계부터 중소기업의 목소리가 최대한 반영돼야 한다.

글로벌화의 가장 기초가 되는 현지 인적 네트워크 구축 및 활용, 체계적인 시장정보 제공 등은 정부와 유관기관이 해야 하는 몫이다. 또한 중소기업의 대중국 비즈니스를 돕기 위해 앞다퉈 나가 있는 지원기관들의 역할도 수요자 중심으로 통합ㆍ조정돼야 한다. 가칭 '코리아비즈니스센터'를 설립해 원스톱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 기관을 모으는 것은 중복적인 기관의 기능을 자동적으로 효율화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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