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리스 중앙은행의 발표자료를 인용해 그리스 기업과 가계가 올 1~2월에만도 전체 예금의 10%가 넘는 204억유로(약 24조 5,169억원)를 찾아갔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12년 긴축 반대파가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탈퇴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며 뱅크런이 발생해 5월과 6월 두달간 빠져나간 159억유로보다 많은 금액이다.
이번 뱅크런의 진원지는 그리스와 국제채권단 간 불화다. 2월 그리스 정부와 유로존 재무장관협의체인 유로그룹은 구제금융 지원을 두고 일촉즉발의 대립을 이어갔다. 지난달 20일에야 그리스 정부가 개혁안을 제출하고 오는 4월 말까지 이를 구체화하는 조건으로 구제금융 72억유로를 받기로 했지만 그동안 협상이 지연되며 그리스 은행권에서는 매일 8억유로가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FT는 그리스 금융당국이 구제금융 협상 타결로 예금인출이 진정됐다고 밝혔지만 세부안을 두고 국제채권단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뱅크런 조짐이 다시 나타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뱅크런이 심화될 경우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을 의미하는 그렉시트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FT는 뱅크런으로 그리스 은행들이 채무불능 상황을 맞으면 유럽중앙은행(ECB)의 지원도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에 그리스 정부가 유로존 탈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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