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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사회공헌 외면하는 애플

얼마 전 만난 SK하이닉스의 한 고위관계자는 기자에게 SK하이닉스가 최근 개선한 한 사회공헌 활동을 설명해줬다. 그동안 생산시설이 있는 경기도 이천 지역 저소득 어린이들에게 도시락을 매일 제공했는데 정작 도시락 값보다 배달 인건비가 더 들더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쌀은 주민센터 등에서 지원 받을 기회가 많은 만큼 일주일 치 반찬을 만들어 주 단위로 배달해주는 방법으로 바꿨다"며 "학생들 반응도 좋고 배달 인건비를 줄이니 수혜 학생 수가 다섯 배나 늘어났다"고 뿌듯해했다.

비단 SK하이닉스뿐 아니라 삼성과 LG, 현대차 등 국내 글로벌 기업들은 지역과 공존하는 사회공헌 방식을 늘 고심한다. 최고 경영진이 지역민과의 접촉에 직접 나서는 것은 물론, 회사 내 사회공헌 전담조직과 회사 밖 각종 재단을 두고 국내외에서 인재육성과 저소득 지원 등을 체계화하고 있다.

바야흐로 사회공헌은 글로벌 기업들에 핵심적인 경영가치 중 하나가 됐다.

그러나 기자가 과문한 탓인지 몰라도 국내시장에서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애플이나 일부 해외 명품 패션브랜드 업체들이 국내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친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해외 명품업체들의 기부금 비중이 초라하다는 지적은 연말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애플의 경우 국내뿐 아니라 본국인 미국에서조차 사회공헌에 인색하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이에 대해 애플을 옹호하는 측은 "애플리케이션(앱) 생태계를 만들고 새로운 고용을 창출한 만큼 뛰어난 혁신자체가 이미 사회공헌"이라며 두둔한다. 그러나 이는 성공한 혁신에 대한 결과론일 뿐 사회공헌에 대한 정성이 부족하다는 애플의 철학적 빈곤까지 가릴 수는 없다. 사회공헌은 혁신 성공 여부에 따라 한방에 퉁칠 수 있는 채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삼성과 LG, 현대차 등 국내 글로벌 기업들도 비즈니스 차원에서 우리 사회에 수많은 공헌을 이뤘지만 그것으로 사회공헌을 제외해달라는 면제권을 절대로 요구하지는 않는다.

애플이나 일부 명품 브랜드가 지금처럼 사회공헌에 대한 실천을 외면하고도 시장에서 영속성을 지닐 수 있을까. 이들의 운명은 결국 소비자들이 결정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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