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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나꼼수 덕 봐야겠다는 민주당의 뻔뻔한 전략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막말파문으로 곳곳에서 원성을 사고 있는 김용민(서울 노원갑) 후보에 대해 내놓은 공식 입장은 한마디로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한 대표는 "김 후보의 발언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면서도 "김 후보에게 사퇴를 권고했으나 그가 유권자들에게 심판을 받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김 후보가 국민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것은 인정하지만 사퇴를 거부하니 어쩔 수 없다는 무책임한 소리를 당 차원의 성명이랍시고 내놓은 것이다.

김 후보는 당에서 면죄부를 받았다고 생각했는지 심판 받아야 할 자들이 오히려 자신을 공격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한다. 인터넷에는 예전의 말실수를 침소봉대한다거나 더 큰 잘못을 저지른 자들을 심판해야 한다는 등의 면피성 주장이 난무하고 있다. 민주당에서 김 후보의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데다 진정성도 느껴지지 않는 사과로 무마하려 하니 당연한 결과일 수밖에 없다.

사태 초기부터 함구로 일관하던 제1야당이 결국 이런 비겁한 성명서나 내고 뒤로 물러나 앉는 것을 보면 공당으로서 자격도 의심스러울 정도다. 남의 작은 잘못에는 그렇게 시시비비를 가리다가 인간에 대한 기본예의조차 상실한 후보를 감싸 안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어떤 막말을 퍼부어대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조롱을 일삼아도 당의 선거전략에만 도움이 되는 인물이면 끌어 안겠다는 생각을 가진 정당이 선거에서 이긴다고 해도 제대로 국가를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민주당은 김 후보가 진정으로 잘못 선정된 후보라고 판단되면 사퇴를 요구하고 아니면 최소한 민주당 지원조직이라도 김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철수시켜야 한다. 싸늘해진 여론을 달래면서 나꼼수 지지자들의 환심도 잃지 않겠다는 꼼수전략으로 일관한다면 결국 정치에 대한 불신만 증폭시킬 뿐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렇잖아도 김 후보 사태가 터지자 선거운동은 정책토론은 간 데 없고 막말과 흑색선전이 판치는 혼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야당은 민생을 파탄 낸 새누리당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강변하지만 이래서는 유권자들에게 제대로 먹힐 리 없다.

국민은 건전한 상식이 통하는 정치가 어떤 것인지 이번 선거에서 똑똑히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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