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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임병석 회장 22년 6월 구형의 의미

"무모한 차입과 인수합병(M&A)을 반복한 행태는 사기나 도박에 가까운 범죄여서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 피고인에게 징역 22년6월형을 구형한다." 지난 1일 열린 임병석 C&그룹 회장의 결심공판에서 대검 중수부 신봉수 검사는 그렇게 법원의 판단을 요청했다. 살인과 같은 강력범죄를 저지른 자가 아닌 경제사범에게 20년이 넘는 중형을 구형한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검찰은 유기징역의 상한선인 15년에 가중처벌로 7년6개월을 덧붙여 자신이 부를 수 있는 최고형량을 요구했다. 검찰이 22년6월형을 언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법조타운이 위치한 서울 서초동에서는 '너무 세게 불렀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법원은 임 회장에 대한 선고를 오는 24일로 잡았다. '뱃사람'으로 시작해 그룹 회장으로 발돋움했던 임 회장의 인생은 극적이다. 1990년 칠산해운을 설립한 지 20여년 만에 건설과 방송 분야에 걸쳐 총 41개 계열사를 거느린 총수가 됐다. 단기간에 거듭되는 기업 M&A를 통해 몸집을 키운 그의 '화려한' M&A 경영에 찬사를 보내는 이도 많았다. 그래서인지 그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일각에서'기업 사정의 신호탄'이라거나 '조선업 침체로 주력사(C&중공업)가 망하니까 쉽게 검찰에 당하는 것'이라는 목소리도 들렸다. 다들 그렇게 위험을 무릅쓰고 회사를 꾸려나간다는 동정표도 나왔다. 임 회장 역시 이 점을 강조하며 재판을 받는 내내 무리한 차입과 재투자는 경영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사실이 있다. 설령 임 회장이 순수하게 기업 이익을 고민하는 경영자로서 공격적인 M&A를 시도했다고 인정하더라도 그 과정이 법을 벗어났으며 치졸하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회장님께서는 항상 포스트 잇만 사용하셨습니다. 그룹은 계열사 관련 일로 검찰 수사를 받고 난 후부터 서류에 결재란을 없앴습니다" 임 회장의 지시에 따라 계열사 자금을 관리했던 그룹 재무담당 실무진 A씨의 고백이다. 이렇듯 떼어버리면 그만인 포스트잇에 의사결정의 무게를 담았던 이는 참된 경영자가 아니다. 그저 회사 직원들의 삶을 담보로 잡은 사기꾼일 뿐이다. 경영자들은 임 회장에 대한 검찰의 징역 22년 6월 구형의 의미를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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