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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익은 사유화, 손실은 사회화하는 손보사

'일단 팔고 보자'는 보험사의 마케팅에 소비자들이 또 한번 놀아나게 됐다. 암보험 같은 실손보험료의 올해 인상률이 손해보험사에 따라 평균 35%에서 최고 50%를 넘는다고 한다. 올해 갱신시기가 돌아오는 가입자들이 뒤집어쓸 몫이다.

보험료 급등의 배경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09년 실손보험 가입자에게 10%의 자기부담금 의무를 지게 하는 새로운 보험료 체계 도입을 앞두고 손보사들은 '자기부담금 없이 100% 보장한다'며 출혈경쟁을 벌였다. 서로 앞다퉈 보험료를 내렸다. 그 결과 실손보험 가입건수는 2,600만건으로 치솟았다. 단순 건수로만 보면 국민 절반 가까이 가입한 셈이다.

이렇게 가입자들을 유치해놓고서는 올해 보험가입 갱신시기가 다가오자 보험손해율이 올라 불가피하다며 보험료를 대폭 올려버린 것이다. 항의하는 가입자들에게는 "갱신 때 보험료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최초 보험계약 당시 공지하지 않았냐"고 발뺌한다. 하지만 보험료가 40~50%씩 오를 것을 일반가입자 중 누가 미리 알았으며 알았다면 가입할 사람이 있을까. 손보사들은 신규 가입자들의 실손보험료도 대폭 올릴 예정이었으나 금융감독원의 제동으로 양보하는 대신 기존 가입자 부분은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손보사들은 보험계약자들의 연령이 높아지고 병원비도 올라가 손해가 막심하다고 설명한다. 지난해 사상최대 당기순이익을 냈음에도 그렇게 주장한다. 손보업계는 지난해 보험영업 부문에서 일부 손실을 봤지만 투자 부문에서 큰 이익을 내 전체적으로 큰 폭의 순익을 기록했다. 투자이익이 늘어난 것은 운용자산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고 그 최대 공신은 실손보험 등 장기보험 상품이다.



그런데도 손보사들은 보험료를 올리겠다고 한다. 손해율이 올라가면 가입자들이 부담해야 할 몫이기 때문에 보험료를 올려야 하고 투자이익이 커지는 것은 가입자가 아닌 보험사 몫이기 때문에 내가 챙긴다는 식이다. 손보사들은 얼마 전 보너스 잔치까지 벌였다.

사회안전망 역할을 하는 실손보험 분야에서 '이익은 사유화, 손실은 사회화'하는 손보사들의 태도가 영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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