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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클릭] 자동차 리콜


청년 변호사 하나가 GM을 물고 늘어졌다. 스포츠카 콘베어가 이상하다는 주장에 GM은 콧방귀끼었다. GM 사장 출신인 국방장관 후보가 상원 인사청문회에 나가 "GM에 이로운 것은 미국에도 이롭고 그 역도 성립한다"고 말하던 시대였으니까. 끈질기게 허점을 파고드는 청년이 귀찮아 뒤를 캐기 시작한 GM은 '개인 사생활 침해'에 걸리고 결국 자동차 결함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본격적인 자동차 리콜 시대가 이렇게 열렸다.

△세계를 호령하던 미국의 거대기업 GM을 물리친 청년 변호사의 이름은 랄프 네이더. 1965년 당시 31세이던 그는 미국 소비자운동의 대부로 떠오르고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사람이다. 레이더에 의해 착근한 리콜은 전세계로 퍼졌다. 음식품에서 주택까지 쏟아지는 리콜 가운데서도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원조 격인 자동차. 고가격과 사고시 치명성 때문이다. 대규모 리콜을 맞으면 메이커들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세계 1위를 향해 질주하던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2010년 초 대규모 리콜로 정상 문턱에서 미끄러졌다.

△리콜은 기업이 피해야 하는 악재일까. 불량률 제로 상품을 만들 수 없다면 정면으로 맞서는 게 상책이다. 일본의 엔지니어 출신 작가 우치자키 이와오는 '리콜학의 법칙'의 첫장에 '리콜 은폐는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진다'는 제목을 달고는 "리콜은 용서할 수 없는 실패가 아니라 더 나은 성공을 위한 최고의 소재"라고 강조했다. 품질 경쟁력에서 세계적 수준이라고 자신할 수 없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세이경청(洗耳傾聽)할 얘기다. 지폐조차 규격이 안 맞아 리콜했던 우리 아닌가.



△현대ㆍ기아자동차가 쏘나타를 비롯한 15차종 66만2,519대의 결함으로 리콜에 들어갔다. 국내 자동차 리콜 사상 최대 규모다. 주가도 하락세니 주식시장에서도 악재로 받아들이는 모양이다. 리콜 사태가 기업에 과연 독일까. 위기를 제대로 돌파할 수 있다면 그 반대다.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제품의 불량까지 잡을 수 있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기회다. 차제에 엄격하다고 평가 받아온 국내 리콜 기준도 해외에서처럼 관대해졌으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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