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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덕에 웃던 다국적기업 이젠 울상

경기 꺾이자 실적 악화 현실로<br>신흥시장 둔화 지속 가능성 커<br>기업마다 경영전략 수정 전망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신흥국의 고속성장에 편승해 승승장구하던 다국적기업들이 최근 신흥국 경기둔화로 실적이 악화돼 울상을 짓고 있다. 신흥국의 고속성장 시대가 끝났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는 가운데 지난 5년간 신흥국 덕을 톡톡히 봤던 다국적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신흥국 때문에 웃다가 울게 된 대표적 기업은 미국의 다국적 패스트푸드 업체 맥도날드다. 맥도날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정점에 달했던 2009년 아시아태평양ㆍ중동ㆍ아프리카(APMEA) 지역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1%나 폭증한 데 힘입어 전체 영업이익이 6% 늘어나는 등 괜찮은 실적을 올렸다. 이후 2010년과 2011년에도 이들 신흥국에서의 영업이익이 각각 21%, 27%나 급증해 전체 영업이익도 9%, 14%씩 개선됐다.

하지만 상황은 신흥국 경기가 꺾이기 시작한 2012년부터 급반전됐다. 2012년 APMEA지역 영업이익이 3% 증가에 그치자 맥도날드의 전체 영업이익 역시 1% 증가에 머물렀다. 올해 들어서는 APMEA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전체 영업이익도 답보상태에 있다. 돈 톰슨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발표 성명에서 "올해 내내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먹구름은 태평양을 건너 일본 기업들에도 드리워졌다. 일본 중장비 제조업체 고마쓰는 2010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32.6% 늘어난 데 이어 2011년에도 15%나 증가했다. 그해 아시아 시장에서의 중장비 매출이 각각 32.9%, 28.5% 늘어난 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아시아 매출이 31%나 하락하면서 전체 영업이익도 17.5% 급감했으며 29일 발표된 지난 분기 실적에서도 아시아 매출이 38.9% 급감하며 영업이익은 6%나 뒷걸음질쳤다. 중장비 제조업체 히타치 역시 지난 분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매출이 20%나 하락해 영업이익이 28% 급감했다.

이외에도 캐논은 엔저에 힘입어 올해 실적 전망치를 상향한 지 3개월 만인 24일 순이익ㆍ매출 전망치를 각각 10%, 3%씩 하향 조정했다. 예상보다 좋지 않은 중국과 유럽 경제가 디지털카메라 사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프랑스 식품업체 다논도 올 상반기 신흥국 및 북미지역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0.5%포인트 하락하며 향후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신흥국 경기둔화가 일시적 현상이 아닌 장기적 추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과 인도 등 주요 신흥국의 경제성장률이 한창때의 반토막 수준으로 둔화한 가운데 세계 금융시장에서는 '신흥국 전성시대'의 종말을 알리는 경고 메시지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신흥국 시장 덕에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온 다국적기업들의 손실이 커지면서 앞다퉈 신흥국으로 진출한 기업들의 경영전략에도 변화가 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이미 신흥국 사업 비중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던 다국적기업 간 실적경쟁에는 변화의 조짐이 일기 시작했다. 신흥시장에 주력했던 다국적기업들의 실적이 둔화하기 시작한 반면 북미시장 의존도가 높은 미 포드자동차의 경우 지난 분기 영업이익이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김경훈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그동안 신흥국 덕을 보던 모든 기업들의 수익이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개별 기업의 수익구조를 따져봤을 때 신흥국 내 사양산업으로의 사업노출 비중이 높고 추가 성장전략이 결여된 기업에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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