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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늑장과 은폐, 솜방망이 처벌의 사고공화국

주요 산업시설에서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22일은 무려 세 곳에서 사고가 잇따랐다. 청주산업단지 내 SK반도체 공장의 염소가스 누출과 경북 포항 포스코 파이넥스 1공장의 폭발과 화재, 경북 구미시 LG실트론 구미 2공장 불산혼합액 누출사고가 같은 날 터졌다. LG실트론의 경우 불과 3주 만에 같은 유형의 사고를 냈다.

올 들어 발생한 9건의 안전사고 가운데서도 22일 발생한 세 건의 사고는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두 가지 공통점 때문이다. 첫째, 이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이라는 사실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지녔다는 대기업이 이러니 중소업체의 실정은 어떤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두번째 공통점은 더욱 고약하다. 하나같이 늑장신고와 은폐기도가 있었다는 것이다. 최근 빈발하는 사고의 본질이 바로 여기에 있다.

부끄럽게도 한국의 산재사망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 산업재해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5분의1에 불과한데 산재사망률이 이토록 높다는 것은 산재를 산재로 처리하지 않고 쉬쉬하다가 결국 대형사고를 유발했다는 점을 말해준다. 올해 큰 사고를 낸 삼성전자와 대림산업이 바로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 느슨한 감시와 처벌규정도 사고의 원인이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폭발사고에도 과태료 90만원만 내고 제대로 시정조치를 하지 않아 6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치는 대형참사를 자초했다.



기업과 당국이 산업재해의 공범이요, '기업살인' '제도살인'의 주범이 되는 상황이라면 마땅히 반성하고 제도를 고쳐야 한다. 반복해서 사고를 내는 기업은 가중처벌하고 최초 신고자를 조사 대상으로 귀찮게 할 게 아니라 포상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차제에 노후화한 산업시설에 대한 일제점검도 필수적이다. 대부분이 1970년대 후반, 1980년대에 건설된 석유화학 산업의 노후시설을 지금과 같은 안전불감증으로 방치하다가는 사고가 재발할 수밖에 없다. 국격도 떨어지게 돼 있다. 정부는 특단의 대책을 세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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