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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석유 전자상거래시장 열리지만…

국내에도 오는 30일부터 석유전자상거래시장이 열린다. 개인은 안 되지만 주식 홈트레이딩시스템(HTS)처럼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석유를 사고 팔 수 있다. 정유사와 석유수입사가 파는 쪽이고 주유소가 사는 쪽이다. 도매대리점 간에도 물론 매매할 수 있다. 석유전자상거래시장은 유통시장의 4사 독과점 체제를 깨고 가격결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여 유가인하를 유도하자는 취지이니 기대가 크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자칫 출발부터 비틀거리는 게 아닌지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 우선 정유사들이 아직까지도 참여를 주저하고 있다. 시장운영 주체인 한국거래소의 낙관과 달리 정유사들은 개장 5일을 남겨둔 현시점까지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마지못해 끌려가는 이런 분위기라면 설령 참여한다 해도 생색만 내는 식이 될 공산이 크다.

매수자인 주유소 측은 주유소대로 선뜻 나설 수 없는 난감한 입장이다. 국내 주유소의 약 90%가 특정 정유사로부터 주유기 등 시설자금 지원을 받고 그 회사 제품만 100% 취급하기로 하는 전속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특정 상표 제품이라도 20%까지는 다른 제품들을 섞어 파는 것을 허용하는 '주유소 혼합판매에 관한 거래기준'을 마련했지만 전속계약 주유소로서는 다른 제품 취급이 용이하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불공정조사 등을 통해 정유사 등 시장에 압박을 가하려는 모양이다. 하지만 행정 강제력에 못 이겨 정유사들이 억지로 참여한다면 당장은 효과가 날지 모르지만 결국 지속가능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정유사 등 시장주체들에게 채찍뿐 아니라 당근도 줄 필요가 있다. 석유수입사들의 수입물량을 확대하도록 하는 등 시장공급 물량과 제품을 다양화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시스템이 하루아침에 성공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출발부터 파행하면 전도 자체가 불투명해진다. 시장주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제도적 인센티브 등 동기부여에 일단 과감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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