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맞은 남동공단 가보니… "자신감만 있다면 위기는 새로운 기회"지속적 R&D에 환율 올라"경쟁력 높아졌다" 기대속일부 문닫은 공장 눈에 띄어 만만찮은 한해 예고"비상경영체제서도 직원 사기는 높여야"성과급 주기도 인천=이유미기자 yium@sed.co.kr 김흥록기자 rok@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할 수 있다’는 자신감만 있다면 경제 위기 속에서도 무한한 기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2009년 첫 업무에 들어간 5일 찾은 인천 남동공단. 아침 일찍부터 출근하는 직원들의 발걸음이 바쁜 가운데 저마다 한 해의 포부를 다지는 시무식을 갖고 예전의 활력을 되찾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남동공단 입주기업들은 올해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경제위기가 예고되면서 치열한 생존게임에 돌입하기 위한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GM대우차 등 대기업의 가동 중단이 길어지는 바람에 곳곳에서 문이 굳게 닫혀진 공장들이 눈에 띄는 등 결코 만만치않은 한해를 예고하고 있다. 반도체용 세금선을 제조하는 CM전기는 이날 아침 일찍 20여명의 직원들이 사무실에 둘러앉아 시루떡을 나눠 먹는 것으로 시무식을 대신했다. 거창한 신년사나 시무식행사는 없었지만 임직원 간에 덕담을 주고 받으며 서로를 격려했다. CM전기 유순동 대표는 “반도체 소재 분야에서는 후발주자에 속하기 때문에 오히려 도전해야 할 목표가 많다”며 “모두들 위기를 말하지만 우리에겐 올 한해가 제2의 창업기가 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2000년 설립한 CM전기는 최근 4~5년간 연구개발(R&D)을 위해 매년 30여 억원을 투자해 반도체용 세금선의 공정기간을 30% 가량 단축하는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지난 한해 동안에만 16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달성한 것은 물론 전세계적인 반도체 시장 불황에도 불구 반도체 부분에서만 30%가량 매출이 성장했다. 올해에는 CM전기가 세계특허 기술을 보유한 음향기기용 케이블 와이어가 미주 및 유럽 시장에 본격적으로 수출될 예정이라 매출 부문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 대표는 “전직원이 별도의 신년 휴일 없이 24시간 3교대로 근무할 정도로 해외에서 주문이 밀려들어오는 상황이라 올 한해 25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며 “경기 흐름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꾸준히 연구개발에 매진하며 페이스를 유지해온 것이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보용 티슈를 제작하는 예원에이앤지의 김경자 대표는 업무 시작 첫날부터 작업복을 걸쳐 입고 분주하게 현장을 뛰어다니고 있었다. 이날 아침에 입고된 5톤 분량의 펄프 하역작업에 조금이라도 일손을 보태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아직은 전직원이 10명도 안 되는 영세 제조업체라 시무식을 따로 진행한 것은 아니지만 새해를 맞는 임직원들의 포부는 그 어느 때보다 다부지다”고 말했다. 예원에이앤지는 지난해까지 홍보용 판촉물 유통만을 담당해오다 원자재 가격이 40%가량 상승하면서 유통마진 하락에 고민하다가 지난해 10월 2억5,000만원을 들여 생산 설비를 장만했다. 지난해 연말부터 경기침체 및 대기업들의 감산 여파로 남동공단의 3분의 1에 해당되는 공장들이 문을 닫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예원에이앤지는 위기 극복 전략으로 설비투자를 선택했다. 김 대표는 “가족같이 일해온 직원들을 자르는 대신 생산과 유통 라인을 완비해 일거리를 늘리는 방향을 택했다”며 “전직원들이 합심해 발로 뛴다면 올해에는 지난해 대비 두배에 해당하는 25억원의 연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화가치 하락 등 최근의 경제위기 상황이 오히려 기회가 된 업체도 있다. 금형의 틀이 되는 ‘몰드베이스’를 생산하는 기신정기는 지난해 12월부터 주문량이 급증해 새해벽두부터 공장가동률을 100% 유지하고 있다. 환율 상승으로 중국산 몰드베이스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국산제품과의 가격차이가 기존 15%에서 5%까지 좁혀졌다. 이에 따라 기신정기가 생산하는 제품들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재고되면서 주문량이 크게 늘고 있는 것. 기신정기 윤현도 사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국은 일본의 품질력과 중국의 가격경쟁력에 밀리는 샌드위치 위기론이 많이 나왔지만 지금은 고환율로 인해 한국 중소기업들에게는 큰기회가 열린 셈”이라며 “시무식 때 직원들에게도 경제위기가 결코 악재가 아니라 새로운 기회라는 사실을 직원들에게 강조했다”고 말했다. 한편 전자부품 회사 다이온은 새해를 맞아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워 주기 위해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다이온은 이날 시무식에서 올 한해 키워드를 ‘즐겁고 긍정적인 회사’로 정했다. 경기에 따라 위축되기 보다는 올 한해를 그 어느 때보다 즐겁고 알차게 일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다이온의 정경원 사장은 “오는 20일 회사 창립기념일에 우수 직원을 선발해 1,000만원 이상의 파격적인 성과급을 지급하는 깜짝 이벤트를 준비 중”이라며 “최근 경기불황 여파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태지만 직원들의 사기를 위해 복지비는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반적으로 사회분위기가 어둡고 힘들지만 직원들이 긍정적인 마음으로 즐겁게 일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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