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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 '짝 찾기' 열기 후끈

전국 각지서 '솔로대첩'… 여의도공원 3,500여명 몰렸지만 커플 성사는 미미<br>경찰 배치해 성추행 범죄 등 대비

매서운 한파가 덮친 크리스마스 이브, 점심시간이 지나면서부터 꽁꽁 언 서울 여의도 광장으로 목도리와 두꺼운 점퍼로 무장한 젊은이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남자들은 흰색, 여자들은 빨간색으로 맵시를 냈다. 평소 같으면 별다른 뜻이 없었을 두 색깔이지만 이날, 이 공간에서만큼은 자신이 애인이 없는 '솔로'이고 이성을 찾으러 왔다는 의미였다. 한낮에도 서울 지역 체감온도가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였지만 커플이 돼 크리스마스를 홀로 보내지 않겠다는 이들의 불타는 의지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4일 서울 여의도공원을 비롯해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대전 엑스포 남문광장 등 전국 각지에서 '솔로대첩'이 진행됐다. 지난달 3일 페이스북 사용자 유모(24)씨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솔로들이 모여 미팅을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급속도로 퍼지며 현실이 된 것이다.

참가자들이 모이기로 한 오후3시가 되자 3,000여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여의도 광장을 빙 둘러쌌고 본격적으로 이성에게 데이트 신청을 할 수 있는 시각인 3시24분을 앞두고 5,000명이 넘는 인파가 모였다. 아직 앳된 얼굴의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이 대부분이었고 외국인과 중년층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남자와 여자의 비율은 9대1 정도였다.

흰색 목도리를 매고 온 고등학교 3학년생 박모(18)군은 "인터넷을 통해 알게 돼 찾아왔는데 오늘 커플이 된다면 추위를 피하기 위해 커피숍부터 갈 계획"이라며 "멋진 춤 솜씨로 여자들에게 나를 알리겠다"고 밝혔다.

오후 3시24분 본격적으로 이성에게 다가갈 시간이 되자 한데 엉킨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압도적으로 남자 숫자가 많은데다 중앙 통제가 없는 상황에서 우왕좌왕했다. 시작한 지 10분이 안 돼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대부분 커플이 안 된 채 행사는 자연스럽게 종료됐다.

행사를 앞두고 성추행 등 범죄 발생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경찰은 물론 주최 측의 자체 경찰단까지 배치돼 큰 사고와 혼란은 없었다.



주최 측의 한길우씨는 "공원으로부터 허가를 받지 못해 무대ㆍ음향설치를 할 수 없어 미숙하게 진행됐다"며 "많은 사람들이 축제를 즐기고 큰 사고가 없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커플에 성공한 박모(24)씨는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기분 좋고 주최 측에 고맙다"며 "여자분과 홍대 앞으로 자리를 옮겨 놀 계획"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솔로대첩을 구경하러 온 한 시민은 "젊은이들이 재미있게 즐기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지만 이 추위에 경찰ㆍ공무원들 동원돼 고생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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