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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브라운과 사르코지의 친미 경쟁
입력2007-11-15 16:38:55
수정
2007.11.15 16:38:55
월스트리트저널 11월 15일자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7일 미국 방문에서 스타급 대우를 받았다. 그간 미국과의 ‘특별한 관계’를 자부해온 영국은 이를 민감하게 의식했다.
최근 영국과 미국의 관계는 그리 특별한 것 같지 않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올 여름 총리로 취임한 후 미국에 비판적인 유엔 출신의 마크 맬럭 브라운을 그의 내각에 영입했다. 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첫 공식면담에서 직설적인 어조로 일관했다. 이는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부시 대통령의 휴양지인 캠프 데이비드에 갈 때마다 붙임성 있는 태도를 보인 것과 대조된다.
브라운 총리의 취임으로 영국의 대미 정책이 바뀐 것은 아니지만 상징적인 면에서 브라운 총리의 제스처는 차가웠다. 그는 유럽의 새 시대정신으로 떠올랐지만 그의 행동은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켰다.
프랑스는 더 이상 ‘미국인 사르코지’란 대통령의 별명에 야유하지 않는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취임하고 6개월 만에 그의 별명은 모두가 인정하는 애칭이 됐다. 그의 미국 사랑은 이란 핵문제 등 주요 국제 이슈에서 미국과 뜻을 같이한다는 것에서도 보여진다. 그는 이번 여름휴가를 미국 뉴햄프셔 주에서 보냈다. 그리고 미 의회 연설을 통해 이라크 전쟁으로 갈라졌던 양국 사이의 화해를 일궈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지난 10일 국가수장으로서는 처음으로 부시 대통령의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을 방문해 이란의 핵프로그램 저지에 대해 논의했다.
이에 12일 저녁, 브라운 총리는 외교 정책연설에서 프랑스인 사르코지 대통령보다 더 ‘사르코지다운’ 발언을 했다. 그는 “내가 평생 미국을 찬미해온 것은 비밀이 아니다”며 “나는 영국과 유럽 어디에도 반미주의자 친구를 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미국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유럽뿐 아니라 전세계에 이익”이라고 밝혔다.
브라운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이 사르코지의 방미 때문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그의 연설은 프랑스와 독일의 행보가 곧 유럽 전체의 외교정책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프랑스와 독일은 전쟁 문제를 덮고 미국과 손을 잡았다. 영국은 왕따가 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 사이 세계는 지난해 이맘때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유럽의 국가수장들이 미국과 친구가 되려는 모습을 목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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