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레슬링은 2020올림픽 정식종목 투표에서 95표 가운데 과반인 49표를 얻었다. 올 2월 25개 핵심종목에서 탈락한 뒤 7개월 만에 올림픽 퇴출의 위기를 넘긴 것이다. 국제레슬링연맹(FILA) 회장의 사퇴와 조직개편ㆍ규정개정 등의 작업, 고대올림픽부터 3,000년 역사를 지닌 상징적 종목이라는 사실이 IOC 위원들의 마음을 흔든 것으로 분석된다.
레슬링과 경쟁을 벌인 야구ㆍ소프트볼은 24표, 스쿼시는 22표로 탈락했다. 2012년 런던에 이어 2016리우ㆍ2020도쿄올림픽에서도 야구를 볼 수 없다는 얘기다. 2008베이징올림픽 9전 전승 금메달의 기억이 생생한 국내 야구팬들로서는 아쉽기만 한 투표결과다. 야구는 소프트볼 기구와 통합해 재진입을 노렸지만 헛수고였다.
탈락의 가장 큰 원인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있다. IOC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올림픽에 나오지 않는다면 야구는 정식종목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뜻은 “올림픽 출전 때문에 시즌 중 리그를 중단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였다. IOC로서도 최고선수들이 나오지 않는 야구를 정식종목으로 받아들일 이유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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