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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무의도 주민의 박탈감


인천시 중구 무의도에 사는 김모(64)씨는 170억원대에 이르는 은행 대출로 땅과 건물이 모두 경매로 넘어갈 상황이다. 급전을 마련해 매월 2,000만원이 넘는 이자를 내고 있지만 앞길은 막막하다. 현재 무의도에는 김씨 같은 주민이 한둘이 아니다.

3~5년 전까지만 용유ㆍ무의도 주민들은 은행 대출을 받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개발 바람에 땅값이 폭등하면서 보유 중인 토지의 감정 평가 금액만 수십~수백억원대에 이르자 금융권으로부터 앞다퉈 돈을 쓰라고 권유했다. 주민들은 개발 기대감에 땅을 담보로 돈을 빌려 건물도 짓고 남는 돈으로 생활비를 쓰고 각종 세금도 냈다.

하지만 꿈 같은 상황은 비극으로 변했다.

개발 지연과 경기 침체로 공시지가가 떨어지고 덩달아 감정 평가액도 곤두박질치면서 주민들은 이제 추가 대출은 물론 대출 연장조차 힘들어졌다. 추가 담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은행에 잡힌 부동산이 경매로 넘어가 거리에 나앉을 긴박한 상황에 처했다.

영종지구에 속하는 용유ㆍ무의지구(6.24㎢)는 지난 1999년 10월 관광개발단지로 지정된 데 이어 2003년 8월에는 송도와 청라지구와 함께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10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다.



반면 송도국제도시는 인천시가 수조원을 들여 송도 앞바다를 매립한 뒤 주민들에게 조성 원가로 분양해 막대한 이익을 안겨줬다. 청라지구 역시 아파트가 대거 분양됐고 일부는 입주가 이뤄지는 등 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은행 대출로 생활비와 세금을 충당해온 무의도 주민들은 땅과 집이 경매로 넘어가기 일쑤다. 새는 지붕을 고치고 화장실을 늘리다가 불법 건축으로 몰려 물어야 하는 이행 강제금만 해도 680여채, 40억원에 달한다.

10조원을 투입하기로 한 용유ㆍ무의 개발사업도 10년째 동면 상태다. 인천시가 도로 개설비 등으로 100여억원을 들인 게 전부다. 송도ㆍ청라지구와는 달리 이곳 주민들은 한겨울 추위와 함께 상대적 박탈감을 뼈저리게 느끼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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