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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과거에 갇히면 미래가 없다


"힘든 민생이 앞에 놓여 있는데 계속 역사를 가지고, 과거를 가지고 (논쟁)할 여유가 있는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당내 경선 후보'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되던 지난 20일, 5ㆍ16에 관한 입장을 묻는 질문이 이어지자 이같이 답했다.

박 후보의 이 같은 대답은 비단 이번뿐이 아니다. "아버지로서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5ㆍ16 평가 이후 역사관 공격이 이어지자 과거에 머물러 있기보다는 눈앞에 닥친 민생과 미래를 향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민생을 강조하는 그의 말과는 달리 박 후보의 '국민 대통합'행보는 과거에만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박 후보는 후보로 선출된 바로 다음날, 자신이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평가했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묘역을 전격 방문하면서 신선한 충격을 줬다. 이후에도 아버지와 대립각을 세웠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하고 전태일 재단까지 방문하면서 '국민 대통합'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박 후보가 방문한 세 곳은 모두 이미 역사로 자리매김한 곳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과거의 인물들이 있는 장소에는 박 후보가 나타났지만 막상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이슈 지점에는 무소식이다. 28일 전태일 재단에 방문한 박 후보를 쌍용자동차 노조원들이 막으며 "대한문 (쌍용차) 분향소부터 방문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된다"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쌍용차 노조원들은 박 후보의 경선 캠프 건물 앞에서 수일째 농성을 지속하고 있다. 공지영 작가가 쌍용차 파업에 대해 쓴 책인 '의자놀이'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분향소를 찾겠다는 계획을 세운 적이 없다"는 논평만 새누리당에서 나올 뿐이다.

박 후보가 국민 대통합 행보를 이어가자 지지율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언론에서는 '아버지 시대와의 화해'라며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쌍용차 등 당면한 민생 문제를 외면한 채 언제까지나 과거에만 머무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현재 서민들의 생활 곳곳에 존재하는 민심을 보듬고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통령이 갖춰야 할 자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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