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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손절이 항상 수익에 도움되진 않는다

■켄 피셔, 투자의 재구성(켄 피셔ㆍ라라 호프만스 지음, 프롬북스 펴냄)


상식은 진리라 여겨지기 쉽다. 투자의 경우 '투자상식'이 안전한 길이라고 믿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오래된 믿음일수록 의심과 성찰이 어렵기 때문에 맹신(盲信)이 맹점(盲點)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투자 전문가인 저자는 "투자에 있어 언제나 통하는 절대적인 진리는 없다"면서 시장의 숨겨진 속임수와 상식의 이면을 파헤쳤다. 그는 '포브스'에 25년 이상 포트폴리오 전략에 관한 칼럼을 기고해 온 투자의 귀재로 2010년 기준 320억 달러의 투자자금을 운용하는 '피셔 인베스트먼트사'의 회장이다. 책을 통해 그는 투자상식으로 알려져 있는 50가지 미신의 오류를 파헤쳤다. 일례로 손절은 단어 뜻 그대로 '손실을 끊는다'는 뜻이지만 "손절이 항상 수익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저자는 충고한다. 손절은 일정한 기준 이하로 주가가 하락하면 자동으로 '매도'해 버리는 방법인데 사람들은 대개 10%나 20%를 손절선으로 정하곤 한다. 하지만 피셔는 손절로 미래의 수익을 잃고 거래비용과 세금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 손절은 '수익을 끊는 일'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손절이 의미 없는 까닭은 주가가 연쇄적인 상관관계를 형성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정한 수준으로 하락한 주가는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믿음 때문에 손절을 택하는 것이지만 과거의 주가변동이 미래의 주가 변동으로 똑같이 이어지지는 않는다. 과거에 통했던 방법이 앞으로도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믿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오히려 저자는 손절로 인해 늘어나는 거래비용을 챙기기 위해 투자업계가 '손절의 미덕'을 열심히 홍보하는 것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투자상식을 뒤집은 켄 피셔의 조언으로는 ▦높은 실업률이 반드시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주식시장은 환율에 신경 쓰지 않는다 ▦대규모 무역적자가 긍정적 신호일 수도 있다 ▦소비자신뢰지수는 주가와 아무 상관이 없다 등이 있다. "자본시장은 대단히 복잡하기 때문에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방식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투자는 확실성이 아니라 가능성의 게임이다. 그래서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확률이 낮은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같이 강조한 저자는 미신이 되어버린 투자상식을 타파하기 위해 올바른 척도를 적용하고 역사적 자료를 살피라고 얘기한다. 또한 세계적인 시각을 갖고 상관관계를 엑셀을 활용해 직접 확인하면서 통념을 의심하라고 권한다.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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