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선 91일을 앞두고 무소속 제3후보로 19일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힐 것으로 확실시되면서 대선 삼국지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안 원장은 대선 출사표와 함께 새 정치에 대한 기대를 중도층을 중심으로 폭발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측은 안 원장의 파괴력을 예의 주시하며 견제에 나섰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측은 경선 컨벤션 효과(전당대회 후 지지율 상승)를 극대화하며 안 원장과의 단일화 시기를 엿보고 있다.
안 원장은 19일 오후3시 서울 충정로 구세군아트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 출마 배경을 설명하고 국정 비전 등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오는 12월19일 제18대 대통령선거는 박 후보, 문 후보, 안 원장 등 3각 구도로 짜였다. 박 후보는 보수, 문 후보는 진보진영을 각각 대표하며 안 원장은 무당파 등 중도층 지지세력을 등에 업고 있다.
안 원장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국정운영 능력을 갖춘 '정치인 안철수'의 이미지를 강조하며 대선 캠프 참여 인사들을 소개해 그를 둘러싸고 1년가량 지속된 정치참여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며 지지층을 결집할 계획이다.
안 원장 측의 한 관계자는 "새 정치에 대한 기대와 변화를 어떻게 담아낼지 설명하고 집권 능력에 대한 의문도 풀어드릴 것"이라며 "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나 입당 얘기는 시기상조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 측은 안 원장의 출마 입장이 명확해지고 야권과의 연대 가능성도 커지자 그 파장을 예의 주시하면서 본격적으로 '안철수 신기루'를 걷어낼 검증을 벼르고 있다.
새누리당은 안 원장을 다음달 5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 증인대에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며 그를 둘러싼 의혹들을 집중 제기할 방침이다. 서병수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이날 "안 원장이 타이밍의 정치인답게 문 후보의 지지율에 '컨벤션 효과'가 반영되지 않도록 꼼수를 쓰는 게 아닌가 국민이 생각한다"며 "대선 후보로 확정되자마자 단일화 논의부터 시작해야 하는 문 후보가 측은하기까지 하다"고 지적해 안 원장과 문 후보를 함께 공격했다.
문 후보 측은 최근 경선 효과로 지지율 상승 흐름을 살리면서 안 원장과 아름다운 경쟁을 해 박 후보에 뒤처진 지지세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당장 후보 단일화 작업에 착수하기보다는 다음달 중순까지 각자 정책과 비전을 밝히며 선의의 경쟁을 벌인 뒤 단일화 여론이 무르익기를 기다릴 것으로 전해졌다. 문 후보도 "안 원장이 출마 선언을 한다면 그때는 시간을 좀 드려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정책 행보를 충실히 하는 등 우리 프로그램대로 가면서 안 원장과는 좋은 경쟁을 할 것"이라며 "단일화와 연대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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