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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덤을 둘러싼 사건

제2보(11~20)


그해(2001년) 여름 조훈현은 정말로 심신이 지쳐 있었다. 그를 지치게 한 최초의 사건은 6월 18일에 일어났다. 왕위전 본선 리그. 상대는 서봉수9단. 조훈현은 5전5승. 서봉수는 2승3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만약 이날의 대국에서 조훈현이 이기면 그대로 도전자가 되는 입장이었다. 종반 초입에 서봉수가 기록계에 물었다. “덤이 몇집이지?” 기록자는 기보용지에 적힌 대로 대답했다. “6집반인데요.” 대국이 끝나 계가를 해보니 흑번의 서봉수가 반면으로 6집을 남기고 있었다. 조훈현의 반집 승리였다. 돌을 주워담고 일어서려던 서봉수가 ‘잠깐!’ 하고 외쳤다. “끝나긴 했지만 확인을 해보는 게 좋겠어. 작년까지는 왕위전의 덤이 5집반이었거든. 정말로 금년에 바뀐 건가?” 기전부의 직원이 호출을 받고 올라왔다. 조훈현은 승자의 아량으로 조용히 앉아 기다렸다. 그런데 기전부 직원의 말이 기록계와 달랐다. “덤이 5집반 그대로예요. 흑의 반집승이 옳아요.” “기록지에 6집반으로 적혀 있던데요.” 기록계가 기록기를 내밀며 항의를 했다. 조훈현도 강경하게 항의를 했다. 그러나 기전부 직원은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기록지에 적힌 것은 잘못 적힌 거구요. 대국통지서에 5집반으로 나와 있으니 그걸 따라야지요.” 도전권이 확정됐다고 생각했던 조훈현으로서는 날벼락이나 다름이 없었다. “6집반이라고 하길래 끝내기도 그것에 맞추어서 했던 거야.”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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