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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反이슬람' 구호에 묻힌 애도사

9·11테러 9주년 추념식 그곳엔…<br>인근 모스크 건립 둘러싸고 시위대 갈등 고조<br>오바마 대통령 "우리는 하나의 국민" 단합호소

미국 뉴욕 시민들이 11일(현지시간) 9^11테러현장인 그라운드제로 인근에서 모스크건립을 러싸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 뉴욕=이학인특파원 leejk@sed.co.kr

니라 알-카에다”라며“미국인으로서, 우리는 이슬람과 전쟁을 결코 하지 않을것”이라고 말했다. 또“우리는 하나의 국가이자 하나의 국민”이라며 미국인들의 단합을 호소했다./뉴욕=이학인특파원 leejk@sed.co.kr

2,752명 희생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이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가을하늘로 울려 퍼지자 유족들은 9년 전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 간간히 흐느꼈다. 11일 오전(현지시간) 월드트레이드센터 붕괴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 바로 옆 주코티파크에서 9.11테러 9주년 추념식이 여느 해와 다름없이 숙연한 분위기 속에 차분히 진행됐다. 가슴에 하얀 리본을 단 유족들과 참석자들은 월드트레이드센터가 항공기 테러 공격을 받은 시간에 울려 퍼진 종소리에 맞춰 묵념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 바이든 부통령,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및 희생자 유가족 등이 참석했다. 행사장 주변곳곳에 배치된 경찰들은 주변도로를 봉쇄하고, 유족들과 일반인들의 통로를 별도로 마련하는 등 과거에 비해 경비에 한층 신경을 쓰고 있었다. 그라운드 제로 인근 이슬람 사원건립이 종교적 갈등양상을 비화되면서 친ㆍ반 이슬람의 충돌을 사전에 막기 위한 조치로 보였다. 그라운드제로에서 북쪽으로 두 블럭 떨어진 이슬람사원 건립 예정지 주변 도로에도 1~2m 간격으로 경찰들이 집중 배치돼 있었다. 사원이 들어설 건물 앞 도로도 완전히 봉쇄됐다. 오전까지만 해도 잠잠하던 이곳 분위기는 오후 들어 희생자들의 이름 연호가 끝날 때 쯤 이슬람사원 건립 예정지에서 한 블럭 떨어진 뉴욕시청 주변에 있던 2,000여명의 모스크 건립 지지자들이 본격적인 집회에 나서면서 크게 바뀌었다. 이들은 "이슬람 차별은 인종주의다" "뉴욕에서부터 팔레스타인에 이르기까지 인종주의나 종교탄압은 없어야 한다"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또 이라크와 아프카니스탄 등에서 미군의 전면 철수를 주장하기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슬람 사원 건립 예정지 주변으로 1,500여명의 반대파들이 몰려들었다. 일부 시민들은 주변의 관심을 끌려는 듯 코란을 찢고 불태우기도 했다. 이들 집회에서는 네오콘의 대표적 인물로 꼽히는 존 볼트 전 유엔대사와 네덜란드의 반 이슬람 정치인인 거트 와일더스의 동영상이 상영됐다. 와일더스는 동영상 연설에서 "이슬람 사원 건립은 단순한 도발이 아니라 모욕"이라며 "이슬람사원 건립은 뉴욕을 뉴 모스크로 만들 것"이라고 공격했다. 자신의 트럭에 희생자들의 이름을 가득 적어 넣은 퇴역군인인 마크 앤써니씨는 "모스크 건립은 또 다른 테러"라며 "그들이 계획을 철회할 때까지 그라운드 제로 근처에서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파 시위대들은 이와 함께 미국 성조기를 들고 흔들면서 "이슬람 사원은 더 이상 안된다" "마호메트는 무슬림중에 가장 과격한 인물이고 오사마 빈 라덴이 그의 지시를 따르고 있다"등을 외쳤다. 9.11 테러 9주년을 맞아 이슬람 사원 건립과 비록 철회는 됐지만, 코란 소각문제가 불거지면서 단결하기 보다는 종교적 갈등으로 분열하는 미국의 단면이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그라운드 제로가 충돌의 장소가 됐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크게 다르다"" 모스크를 둘러싼 이슈가 깊숙한 곳에 있던 분노와 두려움을 일깨웠기 때문 희미해지던 기억과 아픈 감정이 올해에는 한층 생생해졌다"는 바루크 칼리지 도그 무지오 교수의 말을 전했다. 한편 이날 미국 곳곳에서는 희생자들의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9.11 테러 당시 184명의 목숨을 앗아간 국방부 펜타곤 건물 앞에서 열린 이날 추념식에서 "9월의 그날 우리를 공격한 것은 종교가 아니라 알-카에다"라며 "미국인으로서, 우리는 이슬람과 전쟁을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하나의 국가이자 하나의 국민"이라며 미국인들의 단합을 호소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 로라 부시 여사는 펜실베이니아주 생스빌에서 열린 9.11 당시 테러 조직원들에 의해 납치됐다가 추락한 유나이티드항공 93편의 희생자를 추도하기 위한 행사에 나란히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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