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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관계 재정립 빠를수록 좋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탄생 이후 한미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이 당선자와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 20일 저녁 전화를 통해 양국관계를 보다 공고히 하기로 의견을 모은 데 이어 이 당선자의 조속한 미국방문에도 합의했다. 또한 미국은 연초에 국무ㆍ국방ㆍ상무부 부차관보급으로 구성된 고위대표단을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한미관계 재정립이 시급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참여정부 5년 동안 한미관계가 매끄럽지 못한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한미관계는 이념논쟁의 대상이 되기까지 했다. 국내 문제도 미국과 관계가 있다 싶으면 반미열풍에 휩싸였다. 북한 핵실험에 대한 미지근한 반응과는 좋은 대조를 이룬다. 우리 경제의 미래가 달린 한미 FTA조차 반미를 위한 표적으로 전락해 비준 전망이 불투명하다. 지난 5년간 불협화음으로 얼룩져온 한미관계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이 당선자가 국정의 2대 목표로 제시한 경제재건과 북한 핵폐기를 실현하기 위해서도 한미관계 재정립은 불가결의 요소고 빠를수록 좋다. “한국이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하려면 한미동맹의 힘을 유지해야 한다”는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대사의 지적은 이를 두고 한 말이다. 한미 FTA 비준의 경우 부시 대통령은 20일에도 “미 의회는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우리는 관심 밖이다. 북한 핵 문제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말처럼 ‘중대한 국면(crucial step)’을 맞았다. 북한은 핵 프로그램과 확산 활동, 핵무기 신고에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 핵 폐기라는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양국이 손을 잡고 북한을 설득해야 한다.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싼 국제정세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등 경제여건이 급변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미협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미 간에는 북한 핵 외에도 FTA 비준 문제, 전시작전권 환수 및 미군 재배치 문제, 경제협력 등 현안이 수두룩하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듯 새 정권 탄생 초기에 한미관계 재정립을 외교정책의 최우선에 두고 양국관계 전반을 재검토해 새로운 협력시대를 열어야 한다.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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