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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7월6일] 달러

‘달러냐, 파운드냐.’ 1785년 7월6일 대륙회의가 격론에 휩싸였다. 신생 미국의 기준통화를 정하기 위해서다. 영국과 프랑스ㆍ스페인의 지폐와 금화는 물론 주마다 발행한 화폐까지 혼용되던 상황. 화폐 단일화에는 쉽게 합의했지만 기준을 정하기는 쉽지 않았다. 격론 끝에 내린 결론은 ‘달러화’ 채용. 모두 승복하자는 뜻에서 만장일치의 형식을 갖췄다. 보조단위인 ‘센트’와 십진법 체계도 같이 도입됐다. 무게나 길이ㆍ질량 등 도량형은 영국에 의존했으면서도 파운드를 외면한 이유는 두 가지. 영국에 대한 반감과 중남미와의 교역을 통해 스페인 ‘다레라’ 은화가 널리 통용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레라의 영어 발음이 바로 달러다. 스페인을 거쳐 미국에 정착했지만 ‘달러’의 원조는 독일. 지금은 체코 영토인 신성로마제국 보헤미안 지방의 요아힘스탈 계곡에서 1519년 발견된 은 광산에서 만든 은화 ‘요아힘스탈러 그로센’의 줄임말 ‘탈러’가 음운변화를 일으켜 달러로 바뀌었다. 탈러는 독일제국이 마르크화를 도입(1873년)하지 전까지 화폐단위로 쓰였다. 독립 직후 달러화를 도입했지만 실질적인 단일통화로 정착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각 주가 자체 화폐를 찍어냈던 탓이다. 달러가 미국의 화폐로 굳어진 것은 연방지폐를 제외한 나머지 돈의 발행을 금지한 1913년 이후다. 오늘날 달러는 그 자체로서 미국을 지탱하는 기둥이다. 종이에 달러를 인쇄해 외국에 빌려주고 얻는 화폐주조 차익만 연간 160억달러가 넘는다. 미국에는 더 없는 수익원인 달러는 전세계에 거대한 재앙을 안길 수 있다. 미국의 채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경제가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멍든 달러라는 이름의 얼음판을 모른 체하며 지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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