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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2월 10일] 기부, 마음만 갖고는 부족해

SetSectionName(); [로터리/2월 10일] 기부, 마음만 갖고는 부족해 조윤선 (국회의원·한나라당)

"기부해주시겠습니까?" 미국에서 있는 일년 반 동안, 친지를 제외하고 제일 많은 전화를 받은 곳은 바로 이곳이었던 것 같다. 나같이 단기 체류자에 불과한 외국인 학생한테 웬 전화가 이렇게 많이 걸려오나 의아했다. 나중에 알게 됐는데 딱 한 번 큰 맘 먹고 앞자리표를 사서 그 극장 DB에 올라간 것이 원인이었다. 각 도서관ㆍ극장ㆍ미술관 할 것 없이 형편이 된다 싶은 사람이 걸려들기만 하면 자원봉사자들이 줄기차게 전화를 돌린다. 예매표를 물러달라고 할 때도 취소하기 전에 기부할 의향이 있는지를 먼저 묻는다. 그 표를 다시 팔면 표 판 돈을 극장에 기부할 수 있다는 기특한 제도다. 얼마 전 독지가로부터 200여억원의 기부금을 받아 장학사업을 하던 장학 재단이 느닷없이 140여억원의 증여세를 내게됐다는 언론 보도를 접한 바 있다. 평생 모은 재산 300여억원을 카이스트에 기부한 분도 나를 보자마자 기부한 사람에게 혜택은커녕 세금 폭탄을 맞게 하지는 말아야 할 것 아니냐며 하소연하셨다. 나는 외국 출장을 갈 때마다 담당 공무원이나 미술관ㆍ공연장의 임원을 만나 그렇게 충실한 공연, 충만한 소장품을 가질 수 있었던 노하우를 묻는다. 프랑스에서는 국보급 미술품을 구입해 기부한 사람에게는 구매금액의 90%를 그대로 세액에서 공제해주는 파격적인 제도가 있다고 한다. 최근 무려 1800억원에 이르는 18세기 베니스파 화가의 풍경화가 나왔는데 이 제도 덕분에 한 보험회사가 사서 루브르 박물관에 기증을 했다. 프랑스 정부는 1800억원짜리 국보급 미술품을 국가에 기증했다고 치하하고 훈장까지 주면서 대대적으로 회사 홍보를 해주고 회사는 180억원을 들이고도 1800억원을 들인 명성과 광고 효과를 얻은 것이다. 소장품이 빈약한 우리 미술관에 수백억, 수십억짜리 그림을 척척 기부할 수 있는 사람은 적더라도 좋은 작품을 사는 데 보태도록 뜻 있게 모은 돈 1~2억쯤은 기부할 의향이 있는 사람은 꽤 있으리라 믿는다. 십시일반 모아 마련한 그림 밑에 기부한 분들의 이름 석자 써주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닐진대 우리 국립미술관은 법인화가 안 돼 그걸 못한다니 참 안타깝기 그지없는 노릇이다. 물론 기부는 착하고 아름다운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하지만 그 마음이 행동이 될 수 있게 돕는 건 '정책'의 몫이 아닐까. [이런일도… 부동산시장 뒤집어보기] 전체보기│ [실전재테크 지상상담 Q&A] 전체보기 [궁금하세요? 부동산·재개발 Q&A] 전체보기│ [알쏭달쏭 재개발투자 Q&A] 전체보기 [증시 대박? 곽중보의 기술적 분석] 전체보기│ [전문가의 조언, 생생 재테크] 전체보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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