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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버냉키 신임 FRB의장에 거는 기대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후임에 벤 버냉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이 지명됐다. FRB의장은 ‘세계의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는 데서 보듯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해 그의 정책기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미 수출의존도가 높고 증권시장의 외국인투자 비중이 큰 우리로서도 예외가 아니다. 학자 출신인 버냉키는 실물경제에 대한 경험이 없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금융정책에 해박한데다 FRB이사로서 그린스펀과 같이 호흡을 맞춰왔다는 점에서 무난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지명소식이 알려진 날 미국 증시가 큰 폭으로 오른 것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그의 정책방향에 대해서는 분석이 다소 엇갈린다. 그린스펀에 비해 성장을 중시하는 편이라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인플레 억제가 강한 소신이라는 평도 나오고 있다. 다만 그가 지명수락 연설에서 ‘그린스펀 시대에 세워진 정책의 연속성 유지에 최우선 순위를 둘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미뤄볼 때 당분간 미국의 금리인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금리인상 추세가 계속될 경우 우리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우선 한ㆍ미간 금리차이에 따른 자본유출 부작용이다. 최근 국내증시에서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매도행진은 이 같은 금리역전 현상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들의 대량매도는 증시의 상승탄력 둔화로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미국 금리가 더 오를 경우 이런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우리도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모처럼 고개를 들고있는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선뜻 그렇게 하기도 어렵다. 또 미국의 금리인상은 소비감소를 불러 우리에게 수출위축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물론 자금이 미국시장으로 역류할 경우 환율이 올라 한편으론 수출에 유리한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미국의 금리인상은 우리에게 부정적인 면이 크다. 버냉키의 FRB가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단정하기는 이르다. 그는 ‘미국경제의 번영과 안정이 지속되도록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신축적인 통화정책을 암시한 것일 수도 있으며 이것이 우리의 기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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