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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나눔경영' 전도사 김원길 안토니 회장

톡톡 튀는 회장님… 이번엔 요리사 변신









김원길 안토니 대표 요즘엔요맛
김원길 안토니 회장이 4일 저녁 경기도 일산 풍동의 제철식당 '요즘엔요맛'에서 손님상에 내놓을 킹크랩을 손질하고 있다.

/정민정기자



고객에 직접 감사 표현하고자 멤버십 음식점 '요즘엔요맛' 열어

요리사 없이 제철음식 손수 대접

매년 軍장병들 해외연수 지원

9년간 어르신 효도잔치 주최 등 노블리스 오블리주 실천 앞장


톡톡 튀는 경영 스타일과 통 큰 사회 공헌 활동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김원길(54) 안토니 회장이 이번에는 요리사로 깜짝 변신했다.

4일 저녁 무렵 찾은 경기도 일산시 풍동의 제철식당 '요즘엔요맛'. 요리사로 변신한 김 회장이 저녁식사 준비를 위해 주방과 홀 사이를 분주히 오가고 있었다. 당일 아침 전남 무안에서 공수해 온 세발낙지를 한 바구니 가득 내온 김 회장은 예리한 칼 솜씨로 잘라낸 뒤 먹기 좋게 나무젓가락 사이에 돌돌 말아 기자의 입에 넣어 주었다. 추석 직후 전북 완주와 경기 파주를 넘나들며 고위 공무원과 군부대 훈련병을 상대로 강연을 하느라 피곤할 법도 하지만 요리를 하는 내내 그의 표정은 밝기만 했다.

지난 8월 문을 연 '요즘엔요맛'은 계절별로 가장 맛있는 제철 음식을 선보이는 게 특징이다. 140평 규모의 식당은 최대 150여명의 손님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넓고 쾌적했다. 특히 안토니의 주요 고객이나 지인을 대상으로 한 멤버십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는 것도 일반 식당과는 차별화되는 점이다.

김 회장은 국내 컴포트화 1위 업체 안토니의 경영인이자 군 부대나 공공기관 강연에 연일 초청 받는 인기 강사다. 또 웨이크보드 강사, 스키 강습, 골프대회 후원 등 1년 365일이 턱없이 부족한 그가 요리사로 변신한 이유는 무엇일까.



"평상시 우리 제품을 사랑해 주는 고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 제가 직접 음식을 대접하기로 했어요. 요리 하나만큼은 자신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 식당에는 별도의 요리사를 두지 않고 있다. 그는 "산지에서 직접 공수한 최상급 품질의 음식을 정성스레 대접하면 제 진심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고객 입장에서는 전국 각지의 산해진미를 맛볼 수 있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며 "식사를 하고 술잔을 주고 받으며 진솔한 얘기까지 나눌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소개했다. 이날도 김 회장은 홀과 식당을 분주하게 오가며 각종 요리와 맛깔스러운 반찬을 내놓았다. 이처럼 요리 경영은 김 회장의 새로운 '소통법'인 셈이다.

전문 요리사가 아닌 그가 요리를 했다고 해서 음식 맛이 그저 그럴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미식가로 유명한 그는 "오랜 기간 전국 각지의 맛집을 찾아 다니며 현지에서 최적의 식재료를 적기에 공급할 네트워크를 이미 확보했다"며 "실제로 올 여름엔 여름철 남해 지방의 민어와 여수의 하모를 시작으로 가을에는 가리비와 강원도 특산물인 더덕, 겨울엔 통영의 굴과 제주산 방어 등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특히 매년 1만명 이상의 국군장병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는 만큼 군 부대 취사병 출신의 장병이 제대하면 직접 채용하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 2일 오후에는 경기도 일산에 있는 육군 9사단 백마부대 신병교육대에서 '누구든지 인생에서 챔피언이 될 수 있다'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일회성 강연으로 끝나지 않도록 강연 요약본과 함께 자신이 직접 작사한 '힘들어도 괜찮아'라는 노랫말이 인쇄된 유인물을 나눠줬다.

김 회장의 군대 사랑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매년 1사단 모범병사 8명을 뽑아 호주에 1주일간 연수를 보내주고 9사단 모범병사 4명에게는 7박8일 유럽 연수를 지원한다. 인생 선배의 멋진 조언과 함께 연수의 기회도 제공하니 장병들에게 김 회장의 인기는 아이돌 못지 않다. 제대한 장병이 자신의 동료들에게도 꼭 들려주고 싶다고 간청해 몇 차례 대학교 강단에 선 경험도 있다고 한다.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 사회 각 계층을 보듬는 '노블리스 오블리주'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올해로 9년째 전국 각 지역의 어르신들을 모시고 효도잔치를 열었는데 김 회장이 직접 사회를 맡아 인기 개그맨·가수들과 즐거운 한마당을 만들고 있다. 올해는 서울, 부산, 광주, 당진 등에서 효도잔치를 열어 지역 어르신들을 한 자리에 모셨다.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5월 효도잔치에는 1,400여명의 어르신이 참여하는 등 전국 각 지역에서 수 천명의 어르신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선사했다.

이처럼 변화무쌍하게 변신하는 김 회장의 행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소통과 나눔'을 통한 행복 경영이다. 김 회장은 행복 경영을 실천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우리 회사가 어떤 향기가 나느냐에 따라 고객이 몰려 올 수도 있고 떠날 수도 있습니다. 문화의 향기, 행복의 향기가 넘쳐나는 회사가 만든 제품이라면 분명히 고객들도 그 향기를 맡고 우리를 선택해 줄 거라 믿어요."

/정민정·박진용기자 jmin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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