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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졸업장 따면 연봉 최고 2배이상"… 지구촌 MBA 경쟁률 '쑥'

경기 나쁠수록 MBA 수요 증가… 직장인 몸값 올리려 진학 늘어









주요국의 경기둔화와 미국 달러화 강세, 아시아 경제권 부상 등의 여파로 글로벌 경영대학원(MBA) 시장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일단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직장인들이 몸값을 올리기 위해 너도나도 MBA 문을 두드리면서 상당수 MBA의 경쟁률이 높아진 상태다.

하지만 지역별 차별화 현상도 뚜렷하다. 미국의 경우 자국 젊은이들의 MBA 진학 열기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반부패운동, 달러 강세 등이 겹치면서 해외 학생의 비중이 둔화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아시아·유럽 지역 MBA는 전체 지원자 수는 물론 외국인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미국 학생들도 학비가 저렴하고 국제감각을 기를 수 있는 유럽으로 눈을 돌릴 정도다.

◇"MBA 진학하면 본전은 뽑는다"=최근 미 경영대학원입학위원회(GMAC)는 전 세계 306개 MBA의 641개 프로그램을 조사한 결과 2년제 정규과정의 57%가 지난해보다 지원자 수 증가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통상 경기가 나쁠 때는 MBA를 찾는 수요가 늘게 된다. MBA 학위가 미래를 대비한 일종의 '보험'인 셈이다. 대학별로는 올가을 예일대 MBA 지원자 수가 1년 전보다 25.1% 상승했다. 또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과 조지타운대 맥도너휴경영대학원도 지원자 수가 각각 15.6%, 16.4% 늘었다.

이는 MBA 졸업장을 따는 게 비싼 학비나 기회비용 등을 감안하더라도 '남는 장사'라는 공감대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2011년 명문 MBA 코스를 졸업한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년 뒤 평균 연봉은 학위취득 이전보다 거의 2배나 뛰었다. 남미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상승률이 각각 113%, 109%로 가장 높았고 중동(101%), 북미(90%), 유럽(83%) 등의 순이었다.

특히 24세 이하 때 MBA 코스에 들어갈 경우 연봉이 평균 6만9,000달러(145%)나 더 올라갔다. 아태 지역의 상승률이 178%로 가장 높았고 이어 유럽(163%), 북미(137%), 남미(130%), 중동(121%) 등이었다. 반면 31세가 넘었을 때 MBA 코스를 시작하면 졸업하고 3년 뒤 수입이 지역별로 49~88% 늘어나는 데 그쳤다. FT는 "연봉 상승률 차이는 젊을수록 MBA 취득의 목적이 돈인 반면 연장자의 경우 승진을 위한 자기계발이기 때문"이라면서도 "나이를 불문하고 조사 대상자의 95%가 목표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투자"라고 설명했다.



◇미국 MBA 열기 주춤=눈에 띄는 것은 아이비리그 등 명문 MBA가 몰려 있는 미국의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GMAC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2년제 정규 MBA 가운데 외국인 지원자 수가 늘어난 곳은 전체의 51%로 지난해의 65%에 비해 급감했다. 반면 자국인 지원자가 증가한 곳은 지난해 전체의 48%에서 올해 59%로 급증했다. 이 비율은 2009년 이후 6년 만의 최고치다. 전반적으로 해외 학생의 비중이 줄고 미국인 비중이 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명문 MBA의 경우 학비만 20만달러에 이르는데다 유학생 국가의 경기둔화에다 강달러 여파로 부담이 이전부터 훨씬 더 커졌기 때문이다. 또 미국 대학들이 학업이나 시험성적이 우수한 아시아계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자 불이익을 주는 것도 한몫했다. 특히 시진핑 정부가 반부패 드라이브를 걸면서 중국의 부자나 관료들이 자녀들의 해외유학에 소극적인 것도 큰 이유다. 지난해 중국인들의 미 MBA 지원 건수는 전년보다 1% 감소하며 10년여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한국과 대만도 각각 7%, 8% 감소했다. 베이징에 위치한 21세기교육연구소의 숑빙치 부대표는 "글로벌 MBA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며 "중국의 미국 유학생 감소는 정부가 자체 MBA를 육성하고 있는데다 호주·유럽 등 다른 지역이 더 좋은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유럽 MBA의 약진=이처럼 미 MBA의 경쟁력 약화에 따른 공백은 아시아·유럽이 메우고 있다. GMAC에 따르면 올해 지원자가 증가한 미국 MBA는 전체의 57%로 지난해(62%)보다 줄어든 반면 아태 지역과 유럽은 전체 프로그램 가운데 각각 90%, 67%의 지원자 수가 늘었다. 아시아 지역의 경우 외국인 학생의 지원 증가율도 2013년 44%에서 올해 70%로 급증했다. 중국 등의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장기 전망은 유망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유럽도 외국인 학생 지원 증가율이 2013·2014년 38%에서 올해 67%로 높아졌다. 심지어 미국 학생들마저 유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유럽 MBA 프로그램에 지원한 미국인 학생 비율은 2012년 전체의 4.3%에서 올해는 8%로 급증했다. 특히 스페인의 IESE, 영국 옥스퍼드대의 사이드(SAID), 프랑스 HEC 등 명문 경영대학원은 이 비율이 15%를 넘어선다. 유럽은 학비가 미국의 절반 이하이고 빠르면 1년 만에 학위를 끝낼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유로화까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또 해외 유학생 비율이 높아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쌓을 수 있고 국제화 수준이 높아 다국적기업들도 선호한다.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MBA의 외국인 학생 비율은 각각 34%, 44%지만 IESE와 사이드는 이 비율이 80%, 95%로 훨씬 더 높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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