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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짬뽕대전


보름 남짓 전이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둘째 아이가 집에 들어오자마자 때아닌 라면 타령이었다. 진짬뽕을 먹고 싶어 학교 근처 편의점과 슈퍼 몇 곳을 들렀더니 다 팔리고 없더라는 것이다. 과자도 아니고 무슨 라면이, 그것도 얼마나 맛있길래 구할 수 없을 정도인지 의아했다. 바로 다음날 와이프가 창고형 마트에 가서 20개들이 한 박스를 사오자 둘째의 투덜거림이 환한 웃음으로 바뀌었다.

안도의 한숨도 잠시, 매출전표에 찍힌 가격표를 보고 또 한번 놀랐다. 일반라면은 물론이고 다른 업체의 짬뽕라면에 비해 상당히 비싼 편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리미엄이라는 말이 붙었나 싶었다. 짬뽕 열풍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등장했을까.

지난해 10월 진짬뽕이 선보인 후 '짬뽕대전(大戰)' 이 일어나 시장쟁탈전이 뜨겁다. 진짬뽕(오뚜기), 맛짬뽕(농심), 불짬뽕(팔도), 갓짬뽕(삼양)…. 슈퍼나 마트의 라면 코너에 가보면 목 좋은 곳에 각종 짬뽕라면이 진열돼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만큼 잘 나간다는 의미다. 선발주자 진짬뽕은 출시 3개월 만에 4,000만개가 팔렸다고 한다. 현재 추세라면 이달 말에 5,000만개는 너끈히 팔아치울 거라는 전망이다. 한 달 뒤처진 맛짬뽕은 나온 지 2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2,700만개에 달한다.



말 그대로 짬뽕라면 전성시대다. 짬뽕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라면시장의 파이가 커지는 선순환 조짐도 보인다니 반갑다. 지난해 한해 과자시장을 휩쓴 '허니버터' 광풍과 비슷한 양상이지 싶다. 허니버터칩을 선두로 허니버터통통 등 후속 모델이 가세하고 선의의 경쟁 속에 과자류시장 전체 매출이 급팽창했던 기분 좋은 소식이 떠오른다.

허니버터도 그렇지만 짬뽕라면의 인기비결로는 차별화가 꼽힌다. 그 밑바탕에 고정관념을 깬 발상의 전환이 녹아 있다. 감자칩은 짜고 짬뽕은 매콤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자 대박이 터진 것이다. 혁신은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일만이 아니라 기존 제품에 새 생명을 불어넣었을 때도 가능하다는 걸 새삼 느낀다. /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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