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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비즈] 공항료 빼면 1900원… 특가 항공권은 밑지는 장사?

좌석버스보다 싼 항공권의 비밀

이벤트 물량 전체의 1%도 안돼… 공석 줄고 마케팅 효과도 톡톡

요일·시간 따라 가격 천차만별… 운임구조 알아야 알뜰소비 가능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이 최근 '찜항공권' 행사를 통해 김포~제주 노선 티켓을 5,900원에 내놓자 항공업계에서는 "깜짝 놀랐다"는 반응이 나왔다. 노선에 따라 할인율이 최대 98%에 이를 정도로 커 예상을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김포~제주 항공권 가격에는 공항사용료 4,000원이 포함돼 있어 판매자인 제주항공 입장에서는 좌석버스 요금보다 싼 1,900원에 비행기 티켓을 파는 셈이 된다. 사실상의 '공짜 티켓'이다.

또 다른 LCC인 티웨이항공 역시 모바일앱 리뉴얼을 기념해 2명 또는 3명이 함께 발권하면 최대 94% 할인해주는 이벤트에 나섰다. 김포∼제주 노선을 2명이 함께 발권하면 1인당 왕복총액은 2만1,200원부터, 3명이 발권하면 1인당 1만5,800원부터 구입할 수 있다.

대형 국적항공사들도 할인 경쟁에 가세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창립 28주년을 맞아 국내 전 노선 왕복항공권을 2만8,000원에 판매하는 특가 이벤트를 오는 16일부터 실시하겠다고 밝혀 맞불을 놓았다. 진에어 역시 이달 중 '진마켓' 특가항공권 행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에어부산과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김포~제주 항공편을 각각 1만4,900원에 파는 이벤트를 이미 진행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버스요금보다 싼 가격에 항공권을 팔아도 항공사 경영에는 문제가 없는 걸까.

항공업계는 이에 대해 "밑지는 장사가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초특가로 항공권을 파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할인항공권의 비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항공산업의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항공 운수업은 재고가 없는 업종이다. 빈 좌석이 하나라도 나오면 그만큼 손해를 보게 된다. 하지만 항공권 할인 행사를 실시하면 그만큼 공석(空席)을 줄일 수 있다. 미리 현금을 확보하기 때문에 자금 흐름에도 유리하다.



마케팅 효과도 크다. 일단 특가 할인 이벤트를 실시하면 하루 종일 포털사이트에 회사 이름이 오르는 홍보 효과가 나타나고 여행을 계획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덩달아 항공권을 구입하는 일종의 '여행 권유' 효과도 발생한다고 한다. 할인 이벤트가 결과적으로 회사 전체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특가 항공권 구입이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운 탓이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이번 찜항공권 행사를 통해 4만3,000장의 티켓을 풀 예정인데 이는 제주항공 연간 여객 물량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반면 이벤트가 실시되면 홈페이지에 한꺼번에 수십만명의 사람이 몰리기 때문에 접속 장애가 빚어지게 된다.

소비자들이 항공사들의 다양한 운임 체계를 알지 못해 발생하는 오해도 있다.

예를 들어 제주항공은 항공권을 찜항공권·특가항공권·할인항공권·정규항공권 등 네 가지 단계로 나눠 분류하고 있다. 찜항공권은 1년에 2번 초특가 상품을 소량 내놓는 행사고 특가항공권은 출발 4개월 전부터 판매하는 '얼리버드(early bird)' 티켓이다. 또한 할인항공권은 예약률이 낮은 노선에 대해 탑승률을 높이기 위해 수시로 가격을 낮춰 파는 행사다.

대다수의 LCC가 이름만 다를 뿐 이와 유사한 형태로 운임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이름이 모두 비슷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혼란을 느낄 수 있다. 더구나 이 가격 체계 안에서도 주말 여부와 시간대에 따라 가격이 다르게 책정되기 때문에 탑승권 가격이 천차만별로 달라지게 된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가항공권 판매는 결국 항공사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정교한 전략"이라며 "소비자들이 자신의 스케줄에 따라 항공권 구입 전략을 수립해야 최대한의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일범기자 squiz@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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