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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마켓 인사이드] "이머징마켓 주식, 싸도 너무 싸"… 글로벌 투자銀 신흥시장에 눈 돌린다

中 성장 하락 충격 일단락·원자재값 바닥론 제기

"10년만의 매수기회" 블랙록·템플턴 등 투자 늘려


중국 경기둔화와 원자재 시장 침체로 악화일로를 걷던 이머징 마켓이 곧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신흥국 시장을 힘들게 했던 중국 성장세 하락 충격이 일단락됐고 원자재 가격이 바닥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힘을 얻으면서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다시 한 번 이머징 마켓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강(强)달러로 신흥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렸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행보가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신흥시장 반등의 기회를 제공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에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설팅업체 리서치 어필리에이츠의 크리스토퍼 브라이트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금 이머징 마켓 투자가 10년 만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이트만 CIO는 "그동안 이머징 마켓을 힘들게 했던 자금 엑소더스가 이제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며 "미래를 보는 투자자들에게 신흥국 투자는 10년 만의 매수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우리는 앞으로 이머징 마켓의 주식과 채권에 투자를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부진했던 신흥국 시장이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른 이유는 그동안의 자금 유출로 금융상품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브라이트만 CIO는 "이머징 마켓 주식은 지금 싸도 너무 싸다(exceptionally cheap)"며 "앞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신흥국 주가지수인 MSCI 이머징 마켓 지수는 2013년 이후 지금까지 약 30% 정도 떨어졌다.

브라이트만 CIO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가 창안한 '실러 주가수익배율(PE)'을 MSCI 이머징 지수에 적용할 때 실러 PE가 10 이하로 떨어지는데 이 경우 지난 25년간 예외 없이 빠른 시간 안에 주가가 급등했다며 신흥국 증시가 곧 회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최근 신흥국 시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잇따라 제시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이머징 마켓의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 투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을 최근 내놓았다. FT와 인터뷰한 블랙록의 한 애널리스트는 "최근 이머징 마켓의 신용 회복이 주목된다"며 "신흥국 시장의 최악의 시기가 끝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어서 "투자적격 등급에 있는 달러 표시 신흥시장 채권은 이미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며 "아직 변동성이 남아 있긴 하지만 앞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신흥국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이머징마켓 회장도 신흥국 시장에 투자할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 개발도상국에 대한 부정적인 투자 심리가 너무 심했다"며 "이제는 그런 우려를 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모비우스 회장은 특히 중국 증시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의 펀더멘탈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며 "시장 변동성에 지나치게 타격을 입은 중국 기업들의 저가매수 기회가 계속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머징 마켓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기대가 커지는 것은 중국 경기 둔화가 일단락됐고 앞으로 원자재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FT와 인터뷰한 블랙록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 충격은 진정세고 정책 입안자들도 현재의 위안화 가치에 적응하고 있다"며 "시장의 상승동력이 개선된 만큼 긍정적 요소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 바닥론이 힘을 얻는 것도 투자자들의 신흥국 투자를 촉진할 전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커 나일슨 호주 플래티늄 애센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유가 반등에 배팅했다'며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외신들은 이 경우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경기침체를 맞은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들이 성장의 모멘텀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했다.

강달러로 신흥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렸던 미 연준이 최근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이머징 마켓에 긍정적인 소식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는 지난 24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줄어들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밝혔다. 애머스트 피어폰트 증권의 스테판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미 많은 연준 위원들이 (기준금리 인상을) 연기하는 것으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며 "연준의 3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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