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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선박, 정선명령 불응·도주하자 함정으로 포위·헬기 특공대 투입

북한선박 검색 해상작전 첫 훈련

정부 합동검색반원들 특공대 보호아래 화물 검색

해경·해군·세관·해수부 등 관계기관별 임무 숙지도

북한행 선박 해상차단 검색훈련
16일 오전 부산 앞바다에서 처음 열린 '북한행 선박 해상차단 검색훈련'에 참가한 해경 특공대원들이 헬기에서 레펠을 타고 선박에 침투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오션리치호, 오션리치호. 여기는 대한민국 해양경찰입니다. 본선이 확인한 바로는 귀항지가 북한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확한 사실확인을 위해 국제법상 승선검색을 하고자 하니 정선(停船) 바랍니다."

16일 오전9시 북한의 전략물자를 실은 오션리치호가 부산항 인근 영해로 진입하자 해경 1,500톤급 함정은 오션리치호를 향해 무전으로 명령했다. 오션리치호가 제3국을 출항, 북한 남포항으로 항해하면서 우리 측 영해를 지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부산 수영만 해상에서 경비 중이던 해경과 해군 함정 10척, 헬기 4대는 오션리치호가 나타나자 주변 1㎞를 둥그렇게 에워쌌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와 우리 정부의 독자적 대북 해운제재 이행을 위해 무기 등 금지화물을 싣고 영해를 지나 북한으로 항해하는 선박의 화물을 검색하는 해상작전 훈련이 처음 실시된 부산항 주변 바다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훈련에는 남해 해경 특공대와 해군·세관·관세청·해양수산부·국가정보원·산업통상자원부가 참가했다.

오션리치호가 무전 명령을 무시하고 계속 운항하자 500톤급 해경 함정 1척은 오션리치호를 향해 짧은 기적을 여섯 번 울리고 정지를 명령하는 깃발을 올리는 등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다른 함정들은 원형 대열을 유지하면서 오션리치호를 계속 추적했다. 오션리치호가 해경의 명령에 계속 불응하자 해경 500톤급 함정 2척은 오션리치호 앞을 가로막듯 지나가는 등 좌우에서 항로 차단에 나섰다.



무장한 저격수가 탑승한 해경 헬기도 오션리치호 뱃머리 공중에서 차단 비행을 시도했으나 오션리치호는 멈추지 않았다. 20여분이 지나자 해경 함정은 "배를 세우지 않으면 사격하겠다"고 세 차례 경고를 했지만 오션리치호는 계속 항해했고 함정은 뱃머리 앞에 공포탄을 쐈다. 동시에 공중을 선회하던 해경 헬기에서는 무장한 특공대원들이 밧줄을 타고 오션리치호 갑판에 내려왔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오션리치호 양옆 뒤쪽에서 방탄보트와 고속보트를 타고 추적 중이던 특공대원 20여명도 재빨리 오션리치호에 올라탔다. 오션리치호에 진입한 특공대원들은 신속하게 조타실에 침투해 선원들을 제압한 뒤 결국 선박을 정지시켰다. 특공대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화물검색을 한 정부 합동검색반원들은 화물창고에서 핵미사일 제작에 필요한 부품을 발견하고 정밀검색을 위해 오션리치호를 부산항으로 입항시키는 것을 끝으로 이날 훈련은 마무리됐다. 홍익태 해양경비안전본부장은 "금지 물품을 적재한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선박에 대한 철저한 검색을 위해 해경·해군·관세청 등 관계기관별 임무를 재확인하고 합동작전을 숙달하기 위해 이번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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