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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칼럼] 세대간 불평등 해소를 위한 변화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부모보다 나은 삶'누린 중장년

고용불안, 빚에 허덕이는 청년

미 유럽 세대간 투표성향 달라

젊은층, 문제해결 위해 분노해야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대서양의 양쪽 미국과 유럽에서 투표에 관한 재미있는 패턴이 생기고 있다. 젊은 세대와 중장년 세대가 뚜렷하게 다른 투표방식을 보이는 것이다. 소득, 교육수준, 성별이 아닌 투표자들의 세대에 따른 분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분열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 젊은 층과 중장년층이 현재 누리는 삶이 다르고, 과거가 다르고, 그래서 전망도 다르다.

나이 지긋한 상위 중산층 미국인과 유럽인들은 좋은 삶을 누렸다. 그들이 노동인구가 됐을 때 보수가 괜찮은 일자리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의 질문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었지, 이사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일자리를 갖기까지 얼마나 부모님과 살 수 있는지가 아니었다. 그 세대는 일자리 안전성을 기대했고, 젊은 나이에 결혼했고 집을 살 수 있었으며, 안정된 노후 속에서 은퇴하는 것을 기대할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그들은 부모님들보다 더 나은 삶은 누릴 것으로 기대했다.

지금의 중장년층이 길을 걸으며 장애물을 만나긴 했지만 그들의 기대 수준은 대부분 충족됐다. 그들은 아마 일하는 것보다 집을 통해 더 많은 자본 이득을 누렸을 것이다. 그들은 투기적인 시장이 주는 선물을 기꺼이 받아들였으며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곳에 집을 사는 것으로 인정을 받았다.

오늘날 젊은 세대의 기대치는 부의 분배에서 어느 지점에 있든지 중장년층과는 정반대다. 그들은 인생 전반에서 일자리 불안에 직면하고 있다. 평균적으로 많은 대학 졸업생들이 대개 하나나 두 개의 무급 인턴을 거친 뒤 수개월이 걸려 일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학창시절에는 자신보다 더 나아 보였지만 한두 해를 소득 없이 보내고 인턴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더 불쌍한 경쟁상대들을 보며 스스로 행운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날의 젊은 대학 졸업자들은 빚으로 고통받는다. 더 가난할수록 더 많이 빚을 지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갖고 싶은 직업을 묻지 않고 단순히 어떤 직업이 상환에 20년 이상 걸리는 학자금 대출을 갚을 수 있게 해줄지를 묻는다. 집을 산다는 것은 먼 꿈이다. 이런 난관들은 젊은 층이 은퇴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간단히 말해 젊은 층은 세대간 불평등이라는 렌즈를 통해 세상을 보고 있다. 상위 중산층의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유산을 받을 테니 끝까지 잘 살 것이다.

이런 불평등은 쉽게 설명되지 않는다. 이것은 젊은 사람들이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다. 경제적 게임이 조작돼 있고 사회가 부당하다는 느낌은 경제 위기를 불러온 은행가들이 엄청난 보너스를 받고 잘못에 대해 거의 책임지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더욱 커졌다. 엘리트들은 ‘개혁’이 엄청난 부를 가지고 온다고 약속하지만 실행되면 이것은 상위 1%만 혜택을 받는다. 사회적 불의, 엄청난 불평등, 엘리트에 대한 신뢰 상실이라는 세 가지 현실은 정치적 행위의 순간을 규정한다.

뻔한 것은 답이 아니다. 그것이 중도 좌파나 중도 우파 정당들이 유럽에서 패배하는 이유다. 미국은 이상한 상황에 놓여있다.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들은 병적인 생각의 공약들로 경쟁적으로 선동하고 있지만 민주당 후보들은 진정한 차이를 만들 수 있는 변화들을 공약하고 있다. 만약 힐러리 클린턴 후보나 버니 샌더스 후보가 채택한 개혁이 의회를 뚫고 추진되면 위태로운 삶을 먹이로 하는 금융시스템의 힘은 억제될 것이다. 두 사람 모두 미국인들이 고등 교육을 받기 위한 비용 마련을 위한 개혁을 제안했다.

그렇지만 예측불허의 주식시장과 제로금리의 시장에서 부모의 도움 없이 집을 갖고 안정적인 노후를 누리기 위해서는 이보다 더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점은 젊은 사람들이 경제가 좋아지지 않는 한 노동시장에 손쉽게 진입하는 길을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4.9%라는 미국의 공식적인 실업률은 임금을 억제함으로써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실업률에 분칠한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문제를 깨닫지 못하면 고치지도 못할 것이다. 지금 젊은 층들도 그러하다. 젊은 층은 세대 간의 정의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인지했으며 분노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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