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13 총선을 사흘 앞둔 10일 마지막 주말 유세에서 수도권 격전지를 돌며 정권의 경제 실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아울러 국민의당에 대한 언급을 전략적으로 배제하며 여야 1대1 구도를 만들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송파구에서 송파병 남인순 후보를 지원 유세하며 “결국 1번이냐 2번이냐 택일해야 한다”며 “1번을 택해 지금과 같은 경제 상황을 더 지속할 것이냐, 아니면 2번을 택해 희망찬 새로운 경제를 구축할 것인지를 판가름하는 선거”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4·13 총선에서 수권할 수 있는 야당을 꼭 탄생시켜야 한다”며 “우리가 앓고 있는 ‘경제병’을 고치지 못하는 사람에게 경제를 맡기면 절대 못살아난다. 수권 야당을 만들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호남 판세와 정당 지지율에서 상승세를 보이는 국민의당으로 인해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고착화되며 경제심판론이 탄력을 받지 못하자 국민의당에 대한 비판을 줄이며 ‘양자택일’ 구도로 여론의 시선을 끌고 가겠다는 셈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날 통화에서 “국민의당의 메시지는 양당체제 극복으로 뚜렷한 반면 더민주는 정권심판론과 야권단일화로 메시지가 분산돼왔다. 메시지를 한쪽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 김 대표는 유권자들의 정치 수준을 자극하는 방법으로 국민의당으로 넘어간 지지층 탈환을 유도했다. 그는 “저는 서울 시민의 투표 역량을 대단히 높게 평가하는 사람”이라며 “서울의 유권자들이 우리나라가 가야 할 방향이 무엇이라는 걸 너무 잘 아시리라 믿는다”고 호소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8시 성북갑의 유승희 후보와 북한산 등산객 인사를 시작으로 서울 명동성당 앞에서 중·성동을의 이지수 후보 지원 유세 등 15곳의 지원 유세를 하며 빠듯한 하루를 보냈다. 김 대표는 빡빡한 유세 일정으로 목 상태가 악화돼 이비인후과를 방문하는 등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기도 했지만 마지막까지 “한군데라도 더 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표 역시 이날 서울과 수도권에서 지원 유세에 돌입한 만큼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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