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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도권 신도시 전세가율 80% 시대> 전세가 상승률 집값 4배…'깡통전세' 주의보

전세가율 80% 넘는 지역

1년새 1곳서 13곳으로

월세 늘어 추가상승 가능성

"전세금 반환 리스크 유념을"





# 경기도 구리시의 ‘한가람LG아파트’ 전용 62㎡ 전세가는 현재 2억7,500만원으로 매매가의 82.1%에 달한다. 구리시의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5월 현재 79.5%이지만 개별 단지에서는 전세가율 90% 이상 아파트도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

올 들어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이 80%를 넘는 지역이 속출하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부동산114에 의뢰해 5월 현재 서울 등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 아파트의 전세가율을 조사한 결과 불과 1~2달 사이에 서울에서는 구로구와 동작구, 경기도에서는 고양시와 파주시, 인천에서는 부평구 등이 80%를 돌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불과 1년 전만 해도 서울 등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에서 전세가율 80% 이상 지역은 단 1곳이었으나 5월 현재는 무려 13곳으로 늘었다. 이 같은 현상은 올 들어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매매가보다 전세가 오름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한 예로 경기도의 경우 올 1~5월 전세가 상승률이 매매가 보다 4배 이상 높았다.



◇서울·신도시·경기 북부·광역시 등 80% 지역 속출=5월 현재 아파트 전세가율이 80%를 넘는 지역은 어느 곳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에서는 6개 지역이 해당된다. 성북구가 83.9%로 전세가율이 가장 높다. 1년 새 6.5%포인트가 뛰었다. 그 다음으로 △관악 80.9% △동대문 80.8% △중랑 80.7% △구로 80.5% △동작 80.3% 등이다.

경기도의 경우 북부 지역에서 새롭게 전세가율 80% 이상 지역이 나타나고 있다. 1~2달 사이에 고양시(80.2%)와 파주시(80.1%) 등이 80%를 넘었다. 이에 따라 경기도에서는 군포시와 의왕시 등 5개 지역이 80%를 돌파했다. 인천에서도 부평구가 전세가율 80%를 처음으로 넘어섰으며 지방에서도 전세가율 80% 지역이 속속 나오고 있다.

수도권 1기 신도시의 경우 분당을 제외한 4개 신도시가 매매가에서 전세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넘어서는 등 전국 곳곳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문제는 앞으로 80% 돌파 지역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 전세가율이 75%를 넘어선 지역을 살펴보면 서울과 경기의 절반 이상이 해당된다. 대구에서는 중구(78.24%), 부산에서는 금정구(77.73%)가 80%대에 거의 다다랐다.

◇전세가 매매가 보다 4배 이상 상승, 깡통전세 우려=전세가율이 치솟는 배경에는 올 들어 전세가 상승폭이 매매가 상승폭을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1~5월 아파트 가격 변동률을 보면 서울의 경우 전세가가 1.46% 상승한 데 반해 매매가는 고작 0.9%만 올랐다. 경기도는 오름폭이 전세 1.01%, 매매 0.23%로 4배 가까이 차이가 났으며 지방 광역시는 전세가 0.44% 오를 때 매매는 제자리걸음(0.01%)을 했다.

전세가율 상승은 쉽게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월세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전세 물건이 희소해지고 있다. 이렇다 보니 매매가 상승이 지금처럼 보합세에 머물면 전세가율은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다 보니 ‘깡통전세’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전국 각지의 집값이 이미 금융위기 이전 고점에 육박했거나 넘어서서 상승 여력이 떨어진 상태로 임차인들은 전세금 반환 리스크를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 “실수요자들 집구입 꺼려…전셋값 상승 부채질”

김태섭 주택산업硏 실장 “전세가구에 사용세 부과 검토를”

통상 ‘사용가치’에 의해 결정되는 전세가가 오르면 일정 시차를 두고 ‘교환가치’를 의미하는 매매가가 오르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올 들어 사용가치 오름폭이 더욱 커지고 상대적으로 교환가치는 상승폭이 적거나 하락하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사용가치와 교환가치의 비동조화에 대해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지난해에는 전세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매매가 역시 오름세를 보여 투자자뿐 아니라 실수요자가 주택 매입에 나섰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는 매매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적다 보니 세 부담 등을 고려해 전세에 최대한 머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세 가격이 총액 단위로 너무 올라버린 상태기에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은 가구는 불가피하게 준전세나 월세를 택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매매가 상승세가 지금처럼 게걸음을 할 경우 전세가율 상승 현상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세 과포화를 해소하기 위해 전세가구에 ‘사용세(가칭)’를 부과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세 사용세는 자가나 월세로의 분산을 유도해 전세의 안정 효과도 낼 수 있다는 것. 김 실장은 “조세가 전혀 부여되지 않아 큰 사용가치를 누리는 전세가구에 서구처럼 사용세를 부과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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