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병으로 사망한 뉴질랜드 30대 남성의 정자를 놓고 남성의 부모와 그의 약혼녀가 팽팽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2일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지난 4월 숨진 뉴질랜드 남성 토니 딘(34)과 약혼한 관계였던 호주 여성 리스 패터슨(43)은 딘의 정자로 임신하기를 원하고 있으나 딘의 부모가 이를 강력 반대하고 있다.
패터슨은 지난해 8월 온라인에서 딘을 만났으나 만남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딘은 희귀 혈액병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게 됐다. 그러나 패터슨은 열과 성을 다해 딘을 돌보며 ‘영원한 사랑’을 약속했고 만남 2개월 만인 10월 약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 4월 중순 딘의 혈액병이 악화돼 뇌사판정을 받았고 이틀 후 생명유지장치도 제거됐다.
패터슨은 딘의 아기를 갖고 싶어 뇌사판정이 내려진 이튿날 딘의 몸에서 고환과 정자를 채취하기 위해 호주 최고법원에 긴급 신청서를 제출해 허가 받았다. 호주 최고법원은 허가를 내주면서, 패터슨이 나중에 사용 신청서를 냈을 때 딘의 고환과 정자를 쓰도록 체외수정전문기관에 보관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그러나 딘의 부모는 아들의 정자를 어떤 목적으로도 사용하는 데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딘이 병원에 있을 때 패터슨을 처음 보았기 때문에 잘 모르는 패터슨이 아들인 딘의 정자를 사용하는 것이 온당하지 않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에 패터슨의 변호사 데이비드 리오는 “정자가 냉동되면 10년 정도 보관할 수 있어 서두를 이유는 없지만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리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인경인턴기자 izzy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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