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삼성그룹이 전 세계에서 진행 중인 참전용사 후원사업이 눈길을 끌고 있다. 26년 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오늘날의 한국, 오늘날의 삼성이 존재하는 것은 참전용사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후원을 시작한 후 지금까지 약속을 이어가고 있다.
20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전자 북미 총괄은 이달 중순 미국에서 한국전 참전용사 98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또 다음 달에는 한국전 참전 콜롬비아 군인 후손 19명에게도 장학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터키와 태국 등 전 세계에서 장학 사업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삼성의 참전용사 후손 장학금 지원규모는 누적 660만달러(약 76억원)에 달한다. 장학금 수혜를 받은 참전용사 후손은 3,000명을 넘었다. 990년대초부터 20여년간 참전용사 추모사업, 의료지원 등 비용까지 합치면 약 850만달러(약 100억원)에 육박한다.
삼성그룹이 참전용사들을 위한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지난 1990년 5월 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전쟁 참전기념비 건립 만찬이 진행됐다. 당시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전 주한미군사령관인 리처드 G. 스틸웰 장군, 그리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모금을 위한 만찬 행사비용 일체를 후원했다. 이후 삼성은 한국전 참전용사 후손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1992년 워싱턴DC 국립공원에 세워진 한국전 참전기념비 설립 당시에도 삼성은 건립비용 10만달러(약 1억1,000만원)를 내놓았고 영국과 에티오피아 3개국에도 한국전 참전기념비 건립 및 참전용사재단 운영시설비를 후원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미 하원에서 참전용사재단 후원식을 하고 참전기념비 운영자금 100만달러(11억6,000여만원)를 후원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부상 군인가족을 후원하는 피셔하우스재단(FHF)과 파트너십을 맺고 2년간 40만달러(4억6,00만원)를 지원했다. 남아공 참전용사 가족 의료비도 2015년 25만달러(약 3억원)를 지원했다.
삼성이 미국 등 글로벌 국가에서 한국전 참전용사를 기리고 후손을 챙기는 것은 그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날 한국 경제와 삼성이 있다는 인식이 바탕이 됐다. 삼성의 매출 규모는 한국전쟁 직후인 1953년 1억1,300만원에서 2015년 215조원으로 무려 190만배나 성장했다./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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