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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떠돌이 소의 꿈> 제주·도쿄…이중섭 발자취 따라 걷다

■허나영 지음, 아르테 펴냄





평안남도 평원에서 태어나 평양에서 자랐고 일본으로 유학해 도쿄에서 그림을 배웠다. ‘천재’라 불리며 ‘요절 화가’로 신화가 된 이중섭(1916~1956). 미술학교에서 만난 마사코와 프랑스 유학을 가려던 꿈은 2차 세계대전으로 일본의 압박이 거세지자 접을 수밖에 없었다. 고향으로 돌아간 그를 만나기 위해 극적으로 경성(서울)에 온 마사코와 이중섭이 결혼한 것은 전쟁이 절정이던 1945년 5월. 남쪽에서 온 덕이 많은 여자라는 뜻으로 이중섭의 아내는 ‘이남덕’이라 불렸다. 해방 전의 이중섭은 일본인 아내 때문에 친일파라 욕을 먹었고, 해방 후에는 남과 북의 이념대립 속에 고향을 버리고 월남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았으며, 6·25전쟁은 처자식을 데리고 부산으로 제주로 피란을 다녀야 했다.

책은 이중섭의 생애를 따라 서울과 부산은 물론 통영,제주, 일본 됴쿄 등지를 짚으며 다닌 예술기행서다. 피란지였던 부산 범일동 판자집에서도 화가는 그림을 멈추지 않았고 ‘루네쌍스 다방’에는 작가들이 모여 예술을 논했다. 역사의 소용돌이에 여기저기로 내몰렸던 화가 이중섭은 그 같은 시대적 아픔에서 소(牛)로 대변되는 민족적 자아를 이끌어냈고 벌거벗은 아이들이 복숭아, 게를 쥐고 노는 낙원을 꿈꾸며 예술적 결정체를 빚었다. 1만7,000원.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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