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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퇴 협상 준비시간 달라"...EU와 氣싸움 나선 메이

총리 취임후 메르켈 등과 통화

"협상개시 시점 최대한 신중결정"

단호한 실리주의자 면모 드러내

외무장관에 존슨 前런던시장

브렉시트부 수장엔 데이비스

새 내각에 '탈퇴파' 전면배치

재무장관에는 '매파' 해먼드

내부분열 조기수습 의지 보여

13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 앞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신임 총리가 취임 이후 기자회견에 참석해 소감을 말하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제76대 영국 총리로 공식 취임한 테리사 메이(59)가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로 입성하자마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내각’의 주요 장관들을 임명하고 유럽연합(EU)에 탈퇴에 관한 영국 입장을 재확인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메이 총리는 영국의 조속한 탈퇴 협상 개시를 종용하는 EU 지도자들에게 “준비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취임 첫날부터 협상 개시 시점을 놓고 EU와의 팽팽한 기싸움에 돌입했다.

영국 총리로서 EU 주요 지도자들과의 첫 소통에 나선 그는 상호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공식 협상 개시까지 시간을 벌겠다는 단호하고 실리주의적 면모를 드러냈다. BBC는 총리실 대변인을 인용해 메이 총리가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등과의 전화통화에서 영국의 EU 탈퇴 방침을 재확인하는 한편“우리가 협상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며 협상이 건설적이고 긍정적으로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U 지도자들이 당장 조속한 협상 개시를 독촉하고 나선 가운데 협상 개시 시점을 최대한 신중하게 잡겠다는 당초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날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메이 총리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브렉시트 협상이 지체 없이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도 “리더십 이슈가 정해졌으니 (영국은) 이제 확실성을 위해 신속히 움직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EU 탈퇴 협상은 해당 국가가 EU에 탈퇴 의사를 공식 통보해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한 시점부터 개시돼 2년간의 시한이 주어진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국민투표로 갈라진 내부 분열을 조기에 수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취임 한 시간여 만에 재무·외무·내무·국방부 장관과 신설된 브렉시트부 장관 등 핵심 내각 인사를 임명한 것이다. 가장 눈길을 끈 인사는 보수당 내 EU 탈퇴 진영의 대표 인물이자 총리 경선이 시작되기 전까지도 그의 가장 유력한 경쟁자로 꼽혔던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을 외무장관직에 앉힌 것이다. 신설 브렉시트부 수장에는 특수부대 출신으로 강력한 브렉시트 지지자인 데이비드 데이비스 의원이 임명됐다. 새 내각 요직에 존슨 등 껄끄러운 관계였던 인사를 두루 기용한 것은 브렉시트 과정에서 분열된 당과 국가를 하나로 통합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은 메시지로 풀이된다. 앞서 총리관저 앞에서 첫 기자회견을 가진 그는 “정부를 구성해달라는 여왕의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총리 취임 사실을 알리면서 “영국을 소수의 특권층이 아닌 모두를 위해 일하는 국가로 만들 것”이라며 통합을 강조했다.

브렉시트 결정으로 침체 기로에 놓인 영국 경제를 책임질 재무장관으로는 필립 해먼드 외무장관을 임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해먼드가 오랫동안 재무장관직에 대한 야심을 보여왔다며 ‘매파’로 알려진 그의 기용이 긴축기조에서 벗어나려는 메이 총리의 계획과 부합되지는 않지만 기업과 정부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그의 경력이 불확실성의 시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밖에 한때 총리 후보로 거론됐던 여성 의원 앰버 러드 에너지장관은 내무장관으로 임명됐으며 마이클 팰런 국방장관은 유임됐다.



한편 혼돈의 브렉시트 정국에 영국을 이끌게 된 메이 총리는 앞으로도 브렉시트 절차를 둘러싼 EU 지도자들과의 논의와 위기에 처한 영국 경제 안정, 분열된 국론 통합 등 산적한 과제들로 인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이는 당장 오는 19일 첫 내각회의를 주재하고 브렉시트 협상 준비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9월 초에는 중국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다. EU 27개 정상들과의 첫 공식 회동은 10월20~21일 EU 정상회의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신경립기자 kls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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