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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경] ‘뒷마당’ 찾겠다는 트럼프식 먼로주의





가발을 쓰고 변장한 중년의 여성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의 검문을 피해 9일 새벽 카리브해 연안의 해안 마을에 도착했다. 나무 어선으로 바다를 건너 도착한 섬에는 노르웨이 오슬로까지 그녀를 태워 줄 비행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11일 새벽, 노벨평화상 수상을 위해 오슬로에 도착한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향해 사람들은 ‘자유!’를 외쳤다.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차도의 극비 출국 작전을 도운 조력자들 중 가장 의외이면서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이 있다면 아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일 것이다. 마두로 정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트럼프 행정부는 독재에 항거하는 마차도가 의지할 수 있는 외부 세력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마차도는 마두로 축출의 지렛대이자 ‘포스트 마두로’ 계획의 핵심 인물일 것이다. 마차도가 마두로의 눈을 피해 국경을 넘을 즈음 미국 전투기 두 대가 베네수엘라만 상공을 이례적으로 근접 비행했다. 마차도 탈출을 ‘엄호’하기 위한 작전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마두로 축출은 ‘뒷마당’인 중남미에서 패권을 재확립하겠다는 미국 안보 전략의 일환이다. 트럼프 2기의 국가안보전략(NSS)은 ‘수년간 방치된 서반구(아메리카 대륙)에서 미국의 우위 회복’을 강조하며 ‘먼로 독트린에 대한 트럼프 추론(Trump Corollary)을 집행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미국 대륙에 대한 유럽의 간섭을 배제한 1823년 제임스 먼로 대통령의 고립주의 외교정책 ‘먼로 독트린’을 기반으로 서반구에서 이민과 마약 확산, 중국·러시아 세력 확장을 막기 위한 강력 개입을 예고한 ‘트럼프식 먼로주의’를 공식화한 것이다. 본토와 뒷마당을 중시하는 ‘미국 우선주의’ 전략에서 중러와 손잡은 산유국 베네수엘라는 핵심 타깃일 수밖에 없다. 미국은 10일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실은 대형 유조선을 억류해 마두로 정권의 돈줄도 압박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시선이 서반구로 향하면서 한반도 안보는 후순위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2기 NSS에는 ‘북핵’ 관련 언급이 빠졌다. 자강 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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